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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초대시]내 목안의 호랑가시 숲..
오피니언

[초대시]내 목안의 호랑가시 숲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9/06/23 10:17 수정 2009.06.23 10:26
삽량문학 9집 수록작품



 
↑↑ 정경남
열린시학 신인상 등단
삽량문학회 부회장
천성산문학회 회원
ⓒ 양산시민신문 
말이라고 다 삼켜지는 것은 아니다
그 말의 가시가 인후에 걸려
목안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내 목에서 비밀의 화원을 만들었다
그 말에 숨은 가시 돋아나
마른침 삼킬 때마다 목을 찌른다
말에도 뼈가 숨어 있어
살만 발라내 씹어야할 말이 있는데
뼈째로 삼킨 말이 목안에 걸려
물집을 짓고 그 속에 살고 있었나 보다
뜨겁게 달궈진 돌을 꿀꺽 삼키고도
적의는 표정 뒤에 차갑게 감추어야 하는데
나는 목에 줄 감긴 한 마리 가마우지 새
어떤 말도 삼키지 못하고 다시 뱉어내야 했다
그 말에 남아있던 씨가 뿌리 내리고
내 목안에 호랑가시 숲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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