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산시민신문

며칠 전 세계보건기구가 신종플루를 대유행단계로 격상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별 동요 없이 일상을 보내고 있다. 내가 신종플루에 감염되지 않아 당장 고통이 없고, 시간이 지나면 사그라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얼마 전, 전 세계를 공황상태로 몰고 간 멜라민 분유사건은 지금은 잊혀가고 있지만 절대 끝난 것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고, 미래확산형이다.

멜라민 분유를 먹은 유아가 성장하는 도중에 언제라도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고, 그러면 신장질환으로 인해 평생 고통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 당사국인 중국에서는 제조회사 사장에게 사형을 선고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보다 더 무서운 또 하나의 예가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주변에 흔하게 있는 석면이다. 석면을 포함하고 있는 것 가운데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어느 건물에나 붙어 있는 천장 텍스와 집 지붕과 담벼락에 있는 슬레이트다. 우리가 다녔던 학교 그리고 현재 직장의 천장에는 지금도 석면분진이 미세하나마 풍화돼 날리고 있다. 석면은 잠복기가 20~50년, 즉 평생 언제든 발병할 수 있다. 그것도 불치병인 폐암, 악성중피종 등으로 말이다. 현재 우리나라 성인 사망원인 1위가 폐암이고, 일찍부터 석면을 다량 사용한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연간 수천명이 악성중피종으로 사망한다.

이렇게 위험한 석면이 폐암을 일으키도록 도와주는 것이 있으니 바로 담배다.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50배 이상 폐암 발생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음에도 홍보 부족으로 어린 학생들의 흡연율이 늘어나고 있음은 통탄할 노릇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정부에서 석면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여 석면을 없애려고 노력 중이라는 것이다.

사실 멜라민은 우리가 매일 사용하고 있는 멜라민 그릇을 만드는 주원료이고, 석면은 기적의 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담배는 기호품이다. 멜라민이든 석면이든 모든 화학물질은 우리 인간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약이 되거나 독이 되곤 한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는 이들 물질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담긴 '물질안전보건자료'를 작성해 홈페이지를 통해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가정에서든 작업현장에서든 그 사용법을 잘 알고 실천하도록 다짐하는 하루가 됐으면 한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경남동부센터 055-371-7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