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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택 박사 재경양산향우회 고문 효산의료재단 이사장 | |
ⓒ 양산시민신문 |
"노인의 잠은 일찍 깨어나고, 항상 밤을 남겨둔다"고 일컬어지듯 나이가 들면 잠이 짧아진다. 아침에 일찍 깨어나게 되면 나이 탓이라고 간주하게 된다. 그러나 심신이 상쾌하다면 별로 문제될 것은 없다.
치매가 온 사람을 보면 수면의 리듬이 몹시 교란되어 낮에 자고 밤에는 좀처럼 잠이 오지 않는다. 심한 경우에는 밤이 되면 불온상태가 되어 정신이상을 나타내는 사람도 있다. 더구나 정년퇴직 후에는 낮에도 꾸벅꾸벅 조는 경우가 많아지므로 밤에 잠이 오지 않는 경우는 건강한 사람에게도 많이 나타난다.
미국의 생리학자 화인버그는 말하기를, "수면 중의 뇌파 변화는 가장 확실한 노화현상"이라고 했다. 노인은 깊은 잠을 자는 합계시간이 짧아지며, 수면의 리듬이 교란된다. 수면은 얕고 중단되기 쉬운게 특징이다.
낮에 자지 않도록 하면 그런 경향은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그런데 낮에 토막잠을 자는 버릇이 노인의 피로회복에 필요하다면 문제는 복잡해진다. 그렇게 함으로써 도리어 노화를 촉진시키는 결과가 될지도 모르니까.
병적인 수면장해의 원인으로는 뇌의 동맥경화, 우울증, 노이로제, 알코올 중독, 노년 치매 등이 손꼽힌다. 심장병, 당뇨병 등도 수면을 방해한다. 밤중의 잦은 소변(신장병, 전립선 비대 등)도 수면을 방해한다. 이런 경우에는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며 수면제를 아무리 먹어도 효과가 없다.
노인은 밤중에 혈압이 내려가는 수가 많으며 호흡도 얕아지기 때문에 도리어 뇌의 혈액순환을 좋게 하는 약 - 예컨대 소량의 카페인이나 디기탈리스(강심제)가 반대로 수면을 돕는다. 진정제는 혈압을 떨어뜨리므로 도리어 역효과가 난다.
건강한 잠은 장수로 이어진다. 오래 자는 동물일수록 장수한다는 보고가 있다. 피곤하면 졸음이 오는데 본질적으로는 피곤하지 않으려고 자는 것이다. 피로가 극에 달해 돌이킬 수 없어지는 것을 방지하려는 생체의 본능이다.
나이가 많아져서 이 기능이 떨어지면 수명에 영향을 끼친다. 수면과 죽음은 다르지만 의식이 없어지는 점에서는 닮았다. 그래서 그리스 신화에서도 수면의 신과 죽음의 신은 형제였던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