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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화해와 통합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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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화해와 통합의 시대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9/08/25 10:05 수정 2009.08.27 11:55



↑↑ 박성진 편집국장
ⓒ 양산시민신문
약자에 대한 사랑과 평화를 위한 '행동하는 양심'으로 일관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는 한국 현대정치 주역의 퇴장이라는 역사적 사실과 함께 20년 이상 지속돼온 지역주의를 종식하고 새로운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열고 있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군사혁명으로 시작해 유신독재로 발전한 박정희 정권의 몰락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최고조로 달했던 1980년 서울의 봄을 기억해 본다. 당시 대통령 시해사건의 수사를 빌미로 정권에 대한 야욕을 드러낸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군부 세력에 의해 기존 정치인들이 발목이 묶인 채 암울한 철권정치의 개막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전두환 정권에 의해 정치활동 규제처분을 받은 김영삼과 김대중을 따르던 정치인들이 12대 총선에서의 재기를 위해 1984년 결성한 민주화추진협의회,즉 민추협은 김영삼과 김대중에 의한 공동지도체제로 총선에서 신한민주당을 창당해 67석을 얻어 제1야당으로 부상했다.
 
재야세력이 똘똘 뭉쳐 수많은 희생을 담보로 하고 민주항쟁을 거듭해온 끝에 대통령직선제를 이끌어냈지만 야권이후보단일화를 성공하지 못함으로써 또 다시 신군부 통치의 빌미를 제공하게 된 이른바 3김에 대한 국민의 비판은 당연했다. 이것을 계기로 김영삼의 상도동계와 김대중의 동교동계는 앙숙으로 급변하게 되었고,3당 합당을 통해 김영삼이 14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패배한 김대중은 정계 은퇴를 선언하는 등 돌이킬 수 없는 사이로 20년 이상을 끌어왔다.
 
김영삼과 김대중은 이 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거의 평생을 바친 위대한 희생에 대한 평가와 함께 신군부세력 집권 연장의 원인제공자로 비난받기도 했고,특히 망국병이라고 일컫는 지역감정을 생성시킨 장본인으로 국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만들었다는 평가도 함께 받아왔다. 이런 차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하기 직전 병원을 찾아 정치적 화해를 선언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행동은 커다란 반향을 낳았다. 그러고 나서 며칠 뒤 서울광장 분향소에 동교동계와 상도동계의 핵심인사들이 민주화추진협의회의 이름으로 나란히 상주로 나서 문상객들의 조문을 받았다.
 
이제 과거 오랫동안 독재와 반독재,민주와 반민주세력으로 양분돼 오던 이 나라의 정치현실이 이념적 양극화를 청산한 만큼 두 세력의 이질화가 단지 지역적 요인밖에 없음을 인식하게 된 결과가 아니었겠는가.
 
몇 차례의 대선과 총선에서 나라의 지도를 몇 개의 색깔로 크게 구분해 오던 지역주의는 이제 사라져야 마땅하다. 정치적 목표와 승패에 따라 원수처럼 경계의 담을 치고 반목해 온 과거를 청산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김 전 대통령의 국장을 적극 수용하고 고인의 치적을 기리는데 앞장선 이명박 대통령의 포용력 또한 정치권 화합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 지역에서도 그 동안 몇 차례 선거를 통해 많은 상처를 입었다. 선거와 관련해 갈라진 민심과 불화는 시간이 지나도 봉합되지 않고 오히려 골이 깊어만 갔다. 정치인간의 갈등이 시민들의 일상까지 불편하게 하는가 하면,아전인수격으로 편향된 애향심을 강조한 편가르기가 지역사회에 만연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이제 두 달 있으면 또 큰 선거를 치러야 한다. 지금 난립하고 있는 예상후보들을 볼 때 얼마나 많은 상처를 남기게 될지 미리 걱정이 된다. 선거는 선거일 뿐 불필요한 후유증을 양산해선 안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거운동기간 동안 열심히 싸운 뒤 승패가 결정된 이후에는 깨끗이 결과에 승복하여 옷에 묻은 피를 닦아내고 다시금 상대편의 손을 잡는 아량이 필요하다. 승자는 반대자의 지지자들마저도 포용하면서 양산의 발전을 도모해 나가도록 협조를 끌어내야 한다.
 
이 시대는 더 이상 정치에서 반목과 질시를 원하지 않는다. 선거는 국민의 참정권을 보장하고 대의정치로서 국민된 권리를 지켜주는 것이기에 오히려 신성하다 할 수 있다. 따라서 개인이나 단체의 이기적 욕망을 위해 유권자를 볼모로 잡아서는 안되며 지역감정이나 패거리정치를 이용해 주민들을 이간질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미망의 피안으로 보내면서 화해와 통합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모두가 느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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