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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청소년이행복한사회]쌤 얼마 받아요? ..
오피니언

[청소년이행복한사회]쌤 얼마 받아요?

양산시민신문 기자 294호 입력 2009/08/25 10:07 수정 2009.08.25 10:16



↑↑ 노옥숙
양산시청소년종합지원센터
ⓒ 양산시민신문
진로탐색 프로그램을 진행하다보면 "쌤 같은 일 하려면 어느 과 가야 해요?" 뒤이어 "쌤 얼마 받아요?" 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청소년상담사라는 직업에 관심을 가지는 아이들이다. 다른 직업에 대해서도 탐색 질문은 대동소이하다. 대학의 학과 선택, 안정성(경제성), 이 두 가지가 요즘 우리 아이들이 생각하는 진로의 중요한 요인임을 알 수 있다.
 
직업가치란 사람마다 다르고 어느 것이 좋다, 나쁘다를 따질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학과 선택과 안전성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다. 하지만 그 가치 안에 자기 자신이 빠져있다면 그것은 일견 위험한 가치라 말할 수 있겠다. 아이들을 만나 어떻게 학과를 선택했느냐는 질문에 '엄마가 좋다고 해서요', '담임선생님이 추천해서요', '취직이 잘 된다고 해서요', '수능점수 안전빵으로 지원해야 된다고 해서요' 등등 타인의 의견에 좌우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정성에 대한 선택도 마찬가지이다. 먹고살기 힘든 요즘 같은 때 월급 잘 받는(돈 많이 벌기에서 조금 낮춰진 기준) 직업이 최고라는 어른들과 세속의 기준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리하여 임용고시와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곧 하늘을 찌를 지도 모른다는 진지한 농담이 오가곤 한다.
 
직업카드를 활용한 진로탐색 영역이 있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카드를 좋아하는 직업, 싫어하는 직업으로 분류해본다. 좋아하는 직업, 싫어하는 직업들의 공통점을 찾아본다. 가능한 만큼 찾아보기를 하는데 일단 각각의 공통점이 5가지이상, 10가지를 넘기는 청소년은 드물다. 내용면에서도 학과나 직업에 대한 탐색의 폭이 좁다. 필요한 학력, 자격(증), 급여, 업무환경 등 객관적인 정보는 인터넷이라는 바다에서 쉽게 건져 올린다. 좋은 대학, 나은 직업이라 판단하는 건 전적으로 주관적이다. 왜냐하면 진학하고 직업을 갖게 되고, 선택의 주체는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성격, 흥미, 가치관 등 자신과 연관된 서술은 적다.
 
청소년기는 진로의식이 싹트면서 더불어 단지 한 사람의 직업만이 아니라 한 사람의 전 생애를 뜻하는 진로발달이 본격적으로 접어드는 시점이다. 진로의식의 대표적인 개념을 마커스는 가능한 자기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가능한 자기란 무엇인가? 자기가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되는 것이 두려운 지에 관한 개인의 생각을 대표하며, 알고 있는 것과 하고 싶은 이유간의 연결고리 구실을 한다. 진로교육의 기초인 '자기이해'의 중요한 출발점이다. 
 
길이 있다. 몇 가지 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몰리는 게 아니라 각자의 길이 기다리고 있다. 선택하고 만들어가는 나의 길이다. 숲길을 좋아하는지, 들판 길을 좋아하는지, 신발은 뭘 신을 건지, 짐 보따리에는 무엇을 넣을 건지 나 자신에게 질문한다.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 그리하여 나는, 움직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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