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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살롱]변화에 필요한 에너지, 빨강..
오피니언

[화요살롱]변화에 필요한 에너지, 빨강

양산시민신문 기자 295호 입력 2009/09/01 17:00 수정 2009.09.01 05:09



 
↑↑ 서은주
양산대학 아동미술복지보육과 교수
ⓒ 양산시민신문 
빨간색은 삼원색 중 가장 강한 자극성이 있으며, 아마도 모든 색 가운데서 가장 현저하고 역동적인 색일 것이다. 24색상 중 순색이 빨강, 즉 적색이고 노란색이 섞이면 주황으로 변하고, 파란색이 섞이면 보라색이 된다. 뜨겁고 건조하며 불투명한 느낌을 주는 색인데, 그 특징은 눈에 날카로운 초점을 맺음으로서 구조적으로 평면이나 모서리를 연상하기 때문에 눈길을 강하게 끌며 단단하고 견고하게 보인다는 데 있다.
 
피스터(pfister)의 색 피라미드 검사에서 빨강은 무엇보다 자극준비, 자극수용, 자극폭발과 같은 정서적 끌림과 충동반응의 가능성을 보여주는데, 그것은 우리의 신체를 수용함을 나타내는 동시에 격한 감정이나 영성성, 변형을 의미하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빨간색이 계절로는 여름, 방위로는 남쪽, 오행으로는 불을 상징한다고 하며, 벽사의 색으로 귀신과 제악을 물리치고 복을 받는 색, 행운의 색이라고 생각하여 복색이라고도 한다. 그래서 어린아이들의 땋은 머리카락에 빨간 천조각을 매달아 주었으며 장수를 누리기 위해 루비나 산호 같은 적색 보석을 몸에 지니고 다녔다. 길상의 우의로 정서적 불안감을 해소시키고 주술적인 능력에 의해 강한 염원이나 희구를 실현시키려 한 의지의 표현으로 설명될 수 있겠다.
 
빨간색의 긍정적인 의미는 건강하게 생존하며 보다 위대한 내면의 지혜를 터득하게 되는 변화에 필요한 에너지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활동을 성취하고 성공을 꾀하며 강렬함과 충만한 체험이 제공하는 것을 간절하게 열망한다. 빨강은 충동이자 활기 넘치는 정복의지이며. 운동적 활동. 스포츠. 투쟁 그리고 기업적 생산을 위한 자극이다.
 
루처(Luscher)는 빨간색은 따뜻함과 에너지가 넘치는 색상으로서 신체적으로 자극당하는 느낌을 가지게 한다고 하였다. 심리학적으로 본다면 자극을 유발시키는 가장 대표적인 색이며, 그런 이유로 어떤 아이디어를 창안해내는 데는 매우 좋은 환경을 제공해 준다. 빨간 빛에 들어있는 에너지는 식물의 성장에 강한 영향을 미친다. 동물의 성장을 촉진시키고 햇볕에 덴 화상, 염증, 류마티스 등에 치료효과가 있으며, 혈압과 맥박수를 높이는 작용도 있다고 한다.
 
빨간색의 부정적인 의미는 트라우마, 파괴성을 가진 분노, 고통을 시사하며 리비도라고 부를 수 있는 중재되지 않은 충동적인 에너지의 표현인 피나 분노, 고통과 연관되는 듯 보인다. 켈로그는 '빨간색은 살해와 자기주장에 연관되는 인간 삶속의 정욕, 피, 그리고 유전적으로 내려오는 감성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빨간색이 다른 색상과 혼합되었을 때에는 에너지는 존재하고 있으나 빨간색과 혼합된 색상이 상징하는 그 무엇에 의하여 강하게 억류되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보라색의 경우, 에너지로 상징되는 빨간색이 원형적인 어머니를 상징하는 푸른색과 합쳐져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빨간색은 불안과 긴장을 증가시키는 색이다. 빨간색의 영향을 받고 있을 때는 시간은 길게, 그리고 물체의 무게는 더 무겁게 느껴진다. 지속적으로 나아가기 위한 의지가 있음을 나타내는 증거이기도 하다.
 
빨간색은 초대 기독교 시절에는 성령을 상징하는 색상으로 선택되었고 희생의 상징이었다. 그리고 의복에 사용하는 다양한 색채 중 인류가 최초로 사용한 색이며, 가톨릭 추기경의 착의의 색으로 세속적인 힘과 영적인 힘이 빨간색에서 결합되고 있다.
 
바흐만(Bachmann)의 소설 '마리나'에 나오는 빨강은 빨간 꽃의 상징에서 생명을 구하는 색으로 나타난다. 그 꽃은 위험의 한가운데로 침몰하는 어둠 속에서 환영처럼 피어난다. 바흐만에게 빨강은 원형적 사랑의 만남을 표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녀는 앞으로 나아갈 수도 뒤로 물러설 수도 없었다. 그녀에게는 하천과 거대한 목초지 사이의 선택만이 있었으나, 깜깜한 어두움 속에서 한줄기 빛이 그녀 앞에 다가왔다. 그때 그녀는 인간의 빛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여 두려움에 휩싸였지만, 마법에 홀린 듯이 그것으로 다가갔다. 그것은 빛이 아니라 속박에서 벗어난, 밤에 자라서 빨강보다 더 붉은, 땅에서 자라지 않은 한송이 꽃이었다"
 
빨간색은 공격, 파괴 및 죽음에서 사랑, 헌신과 희생에 이르기까지 정서적 표현 능력이 상당히 풍부하고, 시간적으로 현재와 일치하며, 강한 빛을 받았을 때 가장 잘 드러나 보이고, 발전하고 확장해나가는 형태 및 정신적 발화로서의 불과 일치한다.
 
인간이 살아남고자 하는 삶에 대한 의지와 사명감을 나타내는 빨간색의 표출은 우리의 정신 깊은 곳에서 새로운 삶을 가져다주는 잠재적인 치유성이 솟아나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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