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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한방칼럼]동의보감 한의학 세계화의 선두..
오피니언

[한방칼럼]동의보감 한의학 세계화의 선두

양산시민신문 기자 295호 입력 2009/09/01 17:22 수정 2009.09.01 05:32



↑↑ 주재용
본지 한방의료자문위원
해산한의원 원장
ⓒ 양산시민신문
얼마 전 민족의 찬란한 문화유산이자 한의계의 보물인 동의보감이 유네스코가 인정하는 세계기록유산에 의학서적으로는 세계최초로 등재되는 쾌거가 있었다.
 
동의보감은 1613년 허준 선생에 의해 우리나라와 중국의 역대의서 80여종을 집대성하여 편찬된 종합의서로, 한국 한의학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책이다. 동의보감은 인체의 생리 병리를 한의학적으로 해석한 기초이론서이면서 동시에 각종 질병에 대한 임상적 해석 및 치료법을 제시하는 임상서이기도 하다.
 
동의보감이 출간된 이후 한의학은 중의학과는 뚜렷이 다른 흐름을 나타내었으며 한국사회에서 동의보감은 원전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되었는데, 예를 들어 어떠한 치료효과가 동의보감에 기록되어 있다고 하면 정설로 통용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원전으로서의 역할은 성리학에서 사서삼경의 위치와 같은 것인데 17세기 한국 의학계는 동의보감을 통해 한의학의 표준화를 이루어냈다는 것을 뜻한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 심사단은 동의보감에 대한 심사평을 통해 "동의보감은 그 내용이 독특하고 귀중하며 오늘날에도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동아시아의 중요한 유산이다. 동의보감은 아직도 여러 방면에서 서양의학보다 우수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동의보감을 격리된 사례로 보지 않는다면 세계의학사에 대한 기여는 상당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경사스러운 쾌거를 접하고도 한의사의 한 사람으로서 마냥 기뻐만하고 있을 수 없는 것이 오늘날 우리 한의학이 처해 있는 엄연한 현실이다. 오늘날 일부에서는 한의학을 신비주의적인 대체의학의 하나로 치부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공공연하게 한의학 무용론까지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기존의 한의학이 현대사회의 요구에 적절히 부응하지 못해 왔다는 점과 현대의학과 같은 수준의 진료, 연구, 교육환경을 투자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스스로 반성의 여지가 없지는 않다.
 
하지만 한의학은 한국의 전통문화와 기술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제도권에 남아있는 분야이며,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대체의학 분야가 점점 각광받고 있고 다양한 방법으로 제도권에 포함되어가는 중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일부에서 한의학은 비과학적이며 근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지만, 진단에서부터 치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공유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재현성있는 방법론의 개발과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려는 연구가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되고 있으며, 경락의 실체를 밝혀내고 침과 뜸, 한약의 치료효과에 대한 정확한 기전을 알아내려는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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