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원보호지역ㆍ수변구역으로 꽁꽁 묶어 재산권을 침해하더니 이제는 송전탑과 고속도로 건설로 자연환경까지 모조리 훼손하겠다는 거냐"
현재 추진 중인 울산~함양 고속도로 건설사업 기본설계 노선에 양산 배내골이 포함되자, 해당 마을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배내골 지점은 터널이 아닌 교량으로 천혜의 자연환경을 훼손하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울산과 경남내륙을 연결하는 울산~함양 고속도로는 건설교통부가 지난 2004년부터 추진해온 것. 지난해 타당성 조사 결과 노선은 함양군 서하면(대전~통영 고속도로 분기점)을 시작으로 거창군 남상면(88고속도로)~합천군 대병면(합천호 밑)~대양면~의령군 부림면~창녕군(장마ㆍ부곡면)~밀양시(신대구부산고속도로, 부북ㆍ산외ㆍ단장면)~양산시 통도사(경부고속도로)~울산시 언양읍(국도35호선)으로 계획됐다.
이 노선 가운데 밀양시 단장면을 지나 경부고속도로 통도사 나들목으로 연결하면서 양산시 원동면을 6km 통과하도록 설계됐다. 문제는 6km 대부분은 터널이지만, 배내골을 통과하는 190m 도로는 교량으로 설치돼야 한다는 것.
배내골 주민들은 "고속도로 통과지역은 배내골 장선마을과 태봉마을 중간 지점인 양산 배내골 상류로 그 일대의 자연환경 미관이 훼손될 것임에 틀림없다"며 "그동안 상수원보호구역과 수변구역으로 묶여 막대한 재산피해를 입어왔고 송전탑 건설로 또다시 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하더니 이제는 고속도로를 건설한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한국도로공사에 문의해 본 결과 기본설계를 하면서 가지산도립공원과 문화재보호시설유역인 표충사 등을 피해 계획을 세우다 보니 불가피하게 배내골 상류를 지나게 됐다고 설명했다"며 "아직은 기본설계 단계이고 2010년부터 실시설계(본설계) 단계를 3년간 거쳐 2013년 이후에나 착공 여부를 알 수 있는 건설사업이기에 신중하게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송전탑 건설 역시 기본설계 단계부터 주민들과 논의 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며, 고속도로 역시 노선의 타당성에 대한 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말태 의원(무소속, 원동ㆍ물금)은 "송전탑 건설은 물론 고속도로 건설까지 허가한다는 것은 자연관광지로써 배내골을 포기한다는 것과 다름없을 정도로 주민들에게는 생존권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노선변경이나 배내골 나들목ㆍ교량 경관시설 설치 등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보상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한국도로공사와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