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새 부대에 새 술을 담는다..
기획/특집

새 부대에 새 술을 담는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298호 입력 2009/09/23 09:24 수정 2009.09.23 09:24
지역신문 최초 베를리너판 도입, 선진국형 신문 발돋움

중앙일보와 인쇄 협약 체결…앞서가는 제작 여건 마련



ⓒ 양산시민신문
양산시민신문이 판을 바꿨다.

21세기 세계신문산업의 변화에 발맞춰 신문의 크기를 줄이고 신문의 내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것이다. 이번에 양산시민신문이 도입하는 베를리너판(Berliner format)은 기존 대판 사이즈(가로 391㎜, 세로 545㎜)에 비해 71% 수준으로 작아진 가로 323㎜, 세로 470㎜이다. 이러한 판형의 변화는 무엇보다 인체공학적 측면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사람의 팔 길이와 눈 구조 상 두 손으로 신문을 펼칠 경우 기존 대판이 어깨 너비에 비해 커 불편함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또한 이동이 많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도 베를리너판은 적합하다.
비행기, 지하철, 버스 등 교통수단을 이용하면서 신문을 읽을 때 옆 사람에게 불편을 끼칠 가능성이 없다.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읽을 수 있는 베를리너판의 장점은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도 그대로 들어맞는다. 정보의 초원을 지나는 ‘신 유목민(neo nomad)’으로 비유되는 현대인은 미디어에 대해 이동성을 요구하고 있다.

세계신문협회(WAN)의 2006년 조사에 따르면 주요 77개국 상위 10위권 내 신문의 60% 이상이 신문 크기를 줄여가는 추세다. 한국과 일본 신문만 대판을 고수하고 있다.

세계신문협회(WAN)에 따르면 2001년 이후 100개가 넘는 유력지들이 판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업계에 불고 있는 ‘다이어트 열풍’은 자신만의 얼굴을 만들고 정체성을 갖기 위한 노력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양산시민신문은 베를리너판을 통해 새로운 지역신문의 위상을 정립할 계획이다.

2003년 고급지인 영국의 인디펜던트가 대판의 절반 크기인 콤팩트판(타블로이드판)으로 크기를 줄였다. 이어 223년의 전통을 자랑하던 더 타임스도 뒤따랐다. 두 신문 모두 부수가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영향을 받은 가디언은 대판과 콤팩트판의 중간 크기인 베를리너판으로 바꿨다. 미국 신문들도 앞 다투어 크기를 줄였다. 2007년 월스트리트 저널이 가로를 7.6㎝ 줄였고, 뉴욕 타임스는 신문의 가로 폭을 3.8㎝ 줄였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콤팩트판 크기로 갔다. 워싱턴 포스트나 USA투데이는 이미 크기를 줄인 상태다.

최근 들어 이러한 신문 사이즈 줄이기는 베를리너판을 선호하는 양상으로 번져가고 있다.
프랑스의 최고 고급지로 평가받는 르몽드, 스페인의 엘파이스, 스위스의 노이에 취리허 차이퉁, 영국의 가디언 등 거의가 베를리너판 신문들이다. 독일의 경우 전체 신문의 43%가 베를리너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중앙일보가 지난 3월 16일 처음으로 국내에 베를리너판을 도입했다. 양산시민신문은 중앙일보와 인쇄 협약을 체결, 중앙일보가 1년 3개월에 걸쳐 마련한 독자의 눈 높이에 맞는 활자와 디자인, 콘텐츠 등을 공유키로 했다. 

베를리너판이란?
19세기 말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발행되는 대부분 신문의 크기는 가로 315mm, 세로 mm였다. 베를리너판이라는 용어가 나오게 된 것은 독일 북부 프로이센에서 발간되는 큰 사이즈의 신문과 라인지방의 일반적인 크기에 차별을 두기 위해서라고 한다.
당시 영국과 프로이센 등에서는 신문을 크게 제작했다. 신문의 페이지수에 따라 세금을 매겼기 때문이다.
독일표준규격연구소(DIN)에 처음으로 베를리너판이란 용어가 신문크기로 등재된 건 1922년의 일이다. 일각에선 DIN연구소가 베를린에 있기 때문에 그곳의 일반적인 신문사이즈를 한 유형으로 결정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베를리너판으로 발행한 최초 신문은 1988년 독일 북부의 뤼벡 뉴스이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