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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화용살롱]‘응석둥이’는 몰라도 ‘떼쟁이’는 안된다..
오피니언

[화용살롱]‘응석둥이’는 몰라도 ‘떼쟁이’는 안된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9/09/23 10:47 수정 2009.09.23 10:48



↑↑ 김규환
양산대학 스포츠과학계열 교수
ⓒ 양산시민신문
어린이가 자라나는 과정에서 귀여움을 받고 어리광도 어느 정도까지는 받아주는 것이 아이 자신에 대한 사랑을 확인해 주는 효과도 있으므로 꼭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다. 오히려 그 반대의 엄격함이 문제일 수 있다.

‘응석둥이’는 못 쓴다는데 너무 치우쳐서 어릴 때부터 따로 재우려 한다거나 따뜻한 사랑의 표현을 소홀히 한다거나 지나치게 엄하게 다스리든가 하면 장차 아이의 사회적응력이 떨어지고 정신적으로도 불안정한 성격이 되어 문제아를 만들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반면 응석을 너무 잘 받아주어 아이가 떼를 쓰면 무엇이든지 들어주는 부모가 되어서는 절대로 안된다. 보상받는 행동은 습관이 되기 때문이다.

다음은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로서 한 가정주부가 어린아이의 손목을 잡고 쇼핑을 하다가 생긴 일이다.
장난감 가게 앞을 통과하는 순간 민수는 진열된 진기한 장난감들을 보고 그것을 사달라고 엄마를 조른다. 집에 비슷한 장난감이 몇 개나 있으므로 엄마가 거절하자 성깔이 있는 민수는 크게 울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길바닥에 뒹구는 행동을 보였다.

“아이구, 그 애 참 대단하구나”, “애를 왜 저렇게 울릴까? 그 까짓 장난감 한 개 몇 푼 한다고, 사주면 될 텐데”하며 시장에 나온 사람들 중 더러는 이런 상황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나름대로 언급을 하곤 하였다.
민수엄마는 당황하기 시작했고 주위사람들의 시선이 따가워 “그래, 꼭 이번만이다. 다시는 이러지 마라”하고는 결국 장난감을 사주게 되었고 그 순간 민수는 울음을 뚝 그치고 만면에 미소를 띤 채 엄마를 따라 유쾌한 발걸음으로 가게를 떠나는 장면이다.

여기서 민수는 이 장난감가게 앞에서 무엇을 배웠으며 민수엄마는 민수에게 무의식적으로 무엇을 가르쳤는가? 민수가 학습한 것은 가게에 갔을 때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가질 수 있다는 것과 만약 엄마가 거절할 때는 소리 지르고 울면서 뒹굴면 엄마가 결국 항복하고 만다는 것일 게다.

민수가 자기가 행한 행동을 통하여 엄마로부터 보상을 받게 되는 순간 엄마는 민수에게 무언의 무서운 교육을 습관지우는 계기를 마련하였다고 하겠다.

우리의 옛 전통적 가정에서는 엄부자모(嚴父慈母)라 하여 엄한 아버지로부터 ‘해야 할 것과 해서는 안 될 것’의 구분 속에서 의리와 규율을 배웠고, 정많고 사랑많은 어머니로부터 용서하고 이해하는 관용의 덕을 배웠다.

그러나 아버지의 역할이 사라진 현대가정에서는 우리 아이들의 통제력이 상실되어 질서가 깨지는 생활태도가 문제가 되고 있다. 어려서부터 떼를 쓰기만 하면 요구사항이 관철된다는 것이 몸에 배이게 되면, 크고 어른이 되어서도 합리적 토론은 매몰되고 무엇이든 떼를 써서 해결하려는 버릇이 붙게 된다.

교육의 아버지인 페스탈로찌도 지적했듯이 “교육은 규범과 사랑이 합일될 때만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는 사실을 특히 우리 젊은 부모님들이 명심해 주길 바라면서 참고로 미국에서 부모들에게 큰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는 ‘못된 자녀로 기르는 길’을 간추려 소개한다.

1. 자녀가 나쁜 말씨를 쓸 때는 그냥 웃어넘겨라. 그러면 자기가 재치 있는 줄 알고 더욱 못된 말과 그릇된 생각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2. 어리다는 이유로 잘못된 행실도 꾸짖지 말고 묵인해 두어라. 그러면 교도소에 갇혀서 사회의 책망을 받게 될 것이다.
3. 자녀가 교사나 경찰이나 이웃어른들과 다툴 때 항상 자녀편이 되어 응원해 주어라. 그러면 그는 곧 사회와 도덕성에 반대되는 길로 나가게 될 것이다.
4. TV, 컴퓨터 혹은 만화 등을 제 마음대로 보게 내버려두어라. 그러면 그 마음속은 쓰레기통이 되어버릴 것이다.
5. 용돈을 달라는 대로 다 주어라. 그러면 낭비벽이 생겨 살아가는 동안 가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6. 자녀들 앞에서 부부가 자주 싸워라. 그러면 장차 가정이 깨어져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것이다.
7. 자녀가 치우지 않은 잠자리, 책상, 옷가지 등을 부모가 정돈해 주어라. 그러면 응당 자기가 할 일도 남에게 미루게 될 것이다.
8. 신앙과 도덕적으로 아무런 교육이나 훈련을 시키지 말고 제가 알아서 하는대로 내버려두어라. 그러면 고상함은 사라지고 동물적 본능만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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