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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등산교실]"딱풀같은 우정과 겸손을 배웠다"..
문화

[등산교실]"딱풀같은 우정과 겸손을 배웠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298호 입력 2009/09/23 11:04 수정 2009.09.23 11:05
제3기 양산등산교실 교육을 마치며



 
↑↑ 3기 수료생 안경미
ⓒ 양산시민신문 
짙푸른 녹음이 나뭇가지의 잎사귀를 물들이고, 붉은 태양의 입김이 화강암 바위벽을 뜨겁게 달구며,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8월 우리 3기는 낯선 시작으로 양산등산교실에 입교했다.

어떻게 하면 산을 잘 오를 수 있는지, 잘 내려갈 수 있는지, 등산교실은 어떤 곳인지 모든 게 궁금하기만 했다. 하지만 시간이 거듭되면서 우리들의 가슴엔 저 높은 산처럼 커다란 목표와 행복과 우정 그리고 사랑이 쌓여가기 시작했다.

박문원 교장선생님과 이상배 학감님, 김태훈 대표강사님 그리고 멋진 강사님들은 우리에게 산을 오르는 행위보다도 더 중요한 산을 오르는 과정을 가르쳐줬고, 동기생들 간 딱풀 같은 우정과 자신을 낮출 줄 아는 겸손을 가르쳐줬다.

난생처음 암벽화를 신고 백운슬랩 바위벽을 기어오를 때 두려움과 설렘을 잊을 수 없다. 그 두려움을 떨쳐주려 쉴 새 없이 외쳤던 ‘양산깡다구’와 산노래, 안전등반을 위해 하나에 ‘교육’, 둘에 ‘철저’를 외치며 받았던 얼차려는 고스란히 추억의 한 페이지로 남았다.

어디 한 곳 잡을 데 없는 밋밋한 백운슬랩의 바위벽을 로프 하나만 믿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정상에 올라 ‘등반완료’를 처음으로 외쳤을 때 해냈다는 성취감과 벅찬 희열이 분수처럼 솟아났다. 떨리는 다리는 진정시키며 오리와 참새가 돼 오르락내리락 하던 백운슬랩 상단에서의 클라이밍 다운은 우리 등산교실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처럼 소중하게 느껴졌다.

계속된 이론 교육과 고헌산 계곡등반 그리고 근교 인공암장 등 짧은 시간 동안 있었던 수많은 교육은 우리 3기 동기들의 가슴에 피가 되고 살이 되어 새로운 등산인생의 밑거름이 되었다. 마지막 아리랑릿지 졸업등반은 한 구간 한 구간 오를 때마다 작은 기쁨이 커다란 뿌듯함으로 느껴졌으며, 간간이 불렀던 산노래는 잊지 못할 애창곡이 되었다. 

종합산행을 마무리하고 산노래를 힘차게 부르며 어둠 속 산에서 내려올 때 강사님과 선배님들의 ‘수고했다’는 격려의 박수는 꽃보다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그 순간 또 다른 산을 그려봤다. 3기생들은 이제 등산교실 교육장을 떠나며 새로운 시작을 해보려 한다. 혼자가 아닌 동기가 있고, 양산등산교실 동문이 있기에 우리는 전혀 외롭지 않다. ‘펼쳐라! 꿈, 다지자! 심(心)’이라고 외쳤던 구호는 우리들의 신념이다. 동기사랑과 함께 배웠던 산행 지식과 등산 정신을 실천하면서 우리는 새로운 알피니즘을 향해 힘차게 전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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