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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초등학교 수업시간이 달라졌어요”..
교육

“초등학교 수업시간이 달라졌어요”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304호 입력 2009/11/03 10:12 수정 2009.11.03 10:12
‘교실수업개선 연구대회’서 양산지역 교사 6명 입상

탈놀이, 놀배북, 협동학습 등 다양한 수업방식 도입



수업시간을 머릿속에 떠올리면 아이들은 책상에 교과서를 펼쳐놓고, 교사는 백묵으로 칠판에 무언가를 쓰며 조용하고 진지하게 진행되는 모습을 먼저 그린다. 하지만 교실수업 우수사례로 선정된 양산지역 교사들의 수업현장을 살짝 엿보니 이런 고정관념은 확 달아나버렸다. 아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한 조를 만들고, 유치원에서나 봐 왔던 각종 교구들을 이용해 시끌벅적하게 수업을 배운다. 흡사 오락시간을 연상시킬 정도로 신나는 수업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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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수업개선 연구발표대회’는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고 교실수업을 개선하고자 매년 열린다. 경남 20개 시ㆍ군 교사들이 경쟁을 펼친 이번 대회에서 모두 11명의 교사가 교실수업 우수사례로 선정됐는데, 이 가운데 양산지역에서 절반이 넘는 6명의 교사가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좋은 수업, 달라진 수업, 창의적인 수업으로 양산지역 교육의 질을 높이고 있는 이들 교사의 수업시간을 자세히 살펴본다.

■ 재량-오봉초 오봉연 교사
탈놀이로 표현력 얼쑤~

ⓒ 양산시민신문
“우리 조상들은 탈을 가까이 두면서 탈춤이나 탈 연극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을 자연스럽게 표현했죠. 요즘 아이들은 자기의 감정을 상대방에게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해요. 이런 아이들에게 탈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나타내고 다양한 활동을 해보면서 창의적인 표현능력을 키우게 하는 거죠”
오봉연 교사는 흔히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그래서 우리 실생활에서 자주 이용되지 않는 탈을 아이들에게 친숙하게 만들기 위해 국어ㆍ미술ㆍ사회ㆍ체육 등 교과과목과 탈을 접목시켜 탈놀이의 기본을 다졌다.
전통 탈 알아보기, 탈춤 공연 감상하기, 재활용품 이용해 재미있는 탈 만들기, 탈춤 배우기, 등 다양한 탈놀이 활동을 진행했다. 탈놀이가 익숙해지면 이를 확대ㆍ적용시켜 학급축제의 일환으로 탈춤 한마당, 탈 인형극, 탈 전시회로 구성된 탈놀이 축제를 열어 아이들에게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자기 표현의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

■ 국어-오봉초 황선미 교사
이제 책 읽기도 전략이다

 
ⓒ 양산시민신문 
“1ㆍ2학년과는 달리 3학년 학생들은 글자는 많지만 그림이 현저히 줄어든 읽기 책을 접하면 읽기에 대한 부담감에 사로잡혀요. 모든 학력의 기초가 되는 ‘읽기’에 꿀을 발라 아이들 입맛에 맞게 먹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발견했죠. 읽기도 전략이라는 사실을요”
황선미 교사는 SQ3R(Survey, Question, Read, Recite, Review) 읽기수업 모형을 기본 전략으로 독해를 쉽고 빨리 할 수 있게 하는 데 주력했다.
읽기 전(S-Q) 그림을 훑어보고 나의 경험과 관련지어 내용을 예측해 본다. 읽는 중에는 밑줄ㆍ색깔ㆍ아이콘ㆍ날개 전략 등 읽기 책을 개성만점 나만의 책으로 꾸미고 첫말을 반복해서 암송해 본다. 읽은 후에는 첫말 이어가기 게임과 일기쓰기 등으로 독해를 재검토한다.
이 외에도 전략적 읽기를 만화이야기 순서 퍼즐 등 놀이로 만들어 아이들에게 지속적인 흥미를 유발시켰다.

■ 국어-중부초 진명복 교사 
언어가 창의랑 친구됐어요

ⓒ 양산시민신문
“1학년 아이들은 수업시간에 발표하려는 의지는 무척 강해요. 하지만 대부분이 목소리가 작고, 혀짧은 소리 같이 발음이 불분명하고, 손이나 시선 처리가 바르지 못하는 등 말하는 자세가 좋지 못하죠. 따라서 자기 중심적 언어에서 벗어나 남의 말을 귀 기울여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고 적극적으로 표현할 줄 아는 언어표현력을 키워야 해요”
진명복 교사는 ‘창의랑 함께하는 언어놀이’라는 주제로 놀이를 통해 다양한 어휘를 습득하게 했다.
우선 마임과 표정 등 몸짓을 통해 언어를 표현해 보고, 칭찬 릴레이ㆍ인터뷰ㆍ사물과 대화하기 등 실제 음성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놀이를 이어갔다.
또 낱말퀴즈와 끝말잇기, 다함께 이구동성 등 문자와 친해지는 놀이를 진행했다. 마지막으로 언어전달에 있어 창의력을 높이기 위해 동시 짓기, 이름 짓기, 동화작가 되기 등으로 언어표현력을 신장시켰다.

■ 수학-신양초 윤미숙 교사
숫자 말고 언어로 표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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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 기초부진아, 교과학습부진아, 일반학생이 모두 모여 있는 한 교실에서 효율적으로 수학수업을 진행하기가 어려워요. 만약 아이 스스로가 자신의 수학능력 정도를 알고 탐구해 문제 해결력을 키운다면 통합학급에서도 보다 효율적인 수업이 가능하겠죠. 이를 위해서는 수학에 대한 흥미 유발은 물론 수학 표현능력 키우기가 우선 돼야 하죠”
윤미숙 교사는 ‘수학표현활동 문제해결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해 재량활동, 특별활동, 아침활동, 사이버 가정학습 등과의 연계수업을 실시했다.
평소 수학시간에 자주 사용되는 놀이 보드를 엮어서 수학 놀배북(놀면서 배우는 책)을 구성했다. 아침활동 시간에 소마큐브, 펜토미노, 하노이의 탑, 할리갈리 등 다양한 수학놀이를 실시하고 한달에 한번 수학놀이의 달인을 선발하는 방식으로 학생들에게 수학에 대한 흥미를 유발시켰다. 또 수학과 학습을 돕는 독서활동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했다.

■ 미술-서남초 김소영 교사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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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을 본 느낌을 표현하는데 어딘가 어색하고 딱딱하게 발표하는 아이. 그 이유는 낱말과 어휘를 암기해 발표하기 때문이죠. 다양한 미적 감각을 키워 내면에서 나오는 풍부한 감성을 그대로 언어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해요. 미술을 통한 미적 감각 향상으로 자신만의 향기가 가득한 멋진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지도해 주고 싶어요”
김소영 교사는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표현하고, 생활화하는 3단계로 나눠 미술교육과정을 진행했다.
우선 미술시간이지만 생활에서 발견한 아름다움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 하도록 했으며 사이버 미술관을 운영하고 미술작품으로 교실을 꾸미는 등 교육환경을 개선했다.
또 미술일기 쓰기를 비롯해 음악감상하기, 사진 찍기, 큐레이터 돼 보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개인 워크북을 만들어 ‘미술은 무조건 그리기만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자유롭게 미적 체험활동을 할 수 있게 했다.

■ 수학-중부초 김명희 교사
MT 여행을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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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시간에 교사가 질문을 하면 많은 아이들이 손을 들죠. 그 중 발표한 아이를 제외한 나머지 아이들은 금세 그 수업에 흥미를 잃어요. 이렇게 몇몇 아이들에게만 기회가 주어지는 발표수업은 많은 방관자를 낳는 문제점이 있어요. 그래서 협동학습을 수학과 접목시켜 수학시간을 MT처럼 즐겁게 만들었어요”
김명희 교사는 나누고(÷) 덜어주면(-) 커지고(+) 배(×)가 되는 즐거운 MT(Math Together)를 주제로 수학 협동학습을 실천했다.
모둠원을 만들어 역할분담을 하고 협동학습 구조를 수학시간에 적용하기 위해 MT 프로그램을 개발었다.
번갈아 말하기, 번갈아 가르쳐주기, 돌아가며 쓰기, 짝 빙고, 칠판 나누기, 동심원, 함께 놀이하기, 모둠별 수학문제 만들기, 알뜰시장 열어 영수증 계산하기 등 MT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경쟁적이기 보다는 상호협력적인 수업으로 이끌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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