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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빛과 소금]자기 자리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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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자기 자리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답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9/11/10 09:57 수정 2009.11.10 10:00



 
↑↑ 강진상 목사
평산교회
ⓒ 양산시민신문 
“Dirty is out of the place” 즉 ‘더러움이란 자기 자리를 떠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연못 속에서 커다란 고기가 헤엄칠 때에는 아름답다. 그러나 그 고기가 우리의 침대 위에 올려져 있다면 우리는 더럽다고 말한다. 아름답던 물고기가 혐오스러워지는 것은 그 물고기의 본질이 변했기 때문이 아니라 적합하지 않은 장소에 있기 때문이다. 논밭에서는 꼭 필요한 흙이 방바닥에서는 닦아내야 할 더러운 것이 되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우리에게는 저마다 주어진 자리가 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임의대로 버리고 떠날 수 없다.

사회나 직장, 가정 등 매사에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야 한다. 그것은 견고함과 인내와 피나는 노력이 요구되는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가장 가치 있고 아름다운 것은 제자리를 지키며 그 곳에서 충성스럽게 맡겨진 역할을 해낼 때이다.

우리는 어떤 일이 있어도 그 자리를 이탈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것이 제 자리에 있어야 아름답다.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구상의 <우음(偶吟) 2장> 중에서)라고 했다. 인생의 모든 불법과 불안정의 원인이 무엇인가? 바로 우리가 있어야 할 그 자리에 있지 아니하는 것이다. 남편의 자리, 아내의 자리, 교사의 자리, 공무원이 지켜야 할 복무규율의 자리를 이탈하기 때문이다. 여자의 머리카락이 머리에 붙어 있으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다. 그러나 그 머리카락이 밥공기에 들어 있으면 밥맛이 떨어진다.

아무리 아름다운 것도 제 자리를 이탈하면 추하게 된다. 아무리 소중한 것도 제 자리에 있어야 소중하다. 입안의 침은 소중하다. 누구라도 입속에 있는 침은 전혀 더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음식물과 함께 침을 삼키는 것을 누구나 쉽게 한다. 그러나 입 밖으로 나온 침은 모든 사람들이 다 “더럽다!”고 하며 멀리한다. 어느 누구도 입 밖으로 뱉어진 침을 다시 핥아 삼키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소중한 것도 제 자리를 이탈하면 더러운 것이 되어버리고 만다. 만물은 다 있어야 할 그 자리에 있어야 아름답고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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