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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아이들 눈높이에서 性을 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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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눈높이에서 性을 말해요”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305호 입력 2009/11/10 09:58 수정 2009.11.10 09:58
종합사회복지관 아동성교육 인형극 ‘인기’

보육시설 방문 공연…시 바우처사업 일환




연이어 발생하는 아동성폭력 사건으로 인해 부모들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지만 아이들에게 성폭력이 얼마나 나쁜 것인지,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해시키는 것은 쉽지만은 않다. 보다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따라서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펼쳐지는 인형극이야말로 성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아닐까.


ⓒ 양산시민신문
♬내몸 친구몸 소중한 우리몸
누가 만지만 크게 소리 치세요
안돼요 싫어요 하지마세요♪


웅상 옥스퍼드영재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의 노래소리가 울려 퍼졌다. 리듬은 ‘유치원에 갑시다’라는 동요이지만 노랫말은 달랐다. 그렇게 양산시종합사회복지관의 성교육 인형극 ‘소중한 내몸 내가 지켜요’의 첫 막이 올랐다.


재미있는 인형극에 푹 빠지는 아이들


삐에로 옷을 입고 하트 모양의 안경을 쓴 다소 우스꽝스러운 차림을 한 최미연(48) 씨는 아이들에게 ‘행복이 아줌마’로 통한다. 최 씨는 인형을 가르치며 “이 곳은 내 몸의 가장 소중한 곳이예요. 소변보는 곳, 가슴, 엉덩이는 아주 소중해서 다른 사람이 함부로 봐서도 만져서도 안돼요. 다른 사람이 만지려고 하면 ‘안돼요. 싫어요. 하지마세요’라고 큰 소리로 말하세요”라고 열심히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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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인형극이 시작되고 ‘짱아의 일생’을 통해 아이들에게 ‘나는 어떻게 태어났을까’라는 궁금증을 해결해 준다. 또 짱아가 낯선 아저씨 집에 따라 들어갔지만 무사히 위기를 벗어나는 내용을 통해 아이들에게 자신감과 자기방어능력을 키워주고 있다.

40분 남짓한 시간 동안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인형극을 지켜보는 아이들의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매년 원아들을 위해 인형극을 통한 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는 어린이집 오태순 원장은 “자체적으로 성교육을 하면 5분이면 금새 딴짓을 하는 아이들도 인형극을 하면 재미있어하는 것은 물론 인형극의 의미를 잘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4명의 아줌마 인형극단 “막연한 성교육으론 안돼”


ⓒ 양산시민신문
양산시종합사회복지관 성교육 인형극단은 행복이 아줌마 최미연 씨를 비롯해 아저씨 역할을 맡은 이영희(50) 씨, 인형조작을 하는 홍춘애(53)ㆍ배지현(46) 씨 등 4명의 정예멤버로 구성돼 있다.

인형극을 총괄하고 있는 최 씨는 10년의 아동성교육 강사경력을 가진 베테랑이다. 최 씨는 “아이들에게 모르는 사람을 쫓아가면 안된다는 식의 막연한 교육으로는 종합적인 사고력이 부족한 아이들이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는데 무리가 있다”며 “보다 구체적인 상황을 통해 대처법을 가르치고 이해하기 쉽게 인형극이나 역할극을 통해 반복적으로 교육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극단출신 경력을 가진 홍 씨는 “기성세대의 경우 성에 대해 음성적으로 생각하고 교육자들조차 아이들에게 왜곡해서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들에게 성을 좀 더 쉽고 친근하게 알리기 위해 인형극단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저씨 역할을 맡다보니 본의아니게 아이들의 미움을 받고 있다는 이 씨는 “아저씨가 등장하면 무서워서 울음부터 터트리는 아이도 있다”며 “아이들이 이같이 위기에 대해 빨리 감지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교육의 효과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시 지역사회서비스 바우처사업 복지관ㆍ성가족상담소가 제공기관


양산시종합사회복지관의 김성은 복지사는 “아이들은 인형극이라는 친숙한 작품을 통해 성을 접하면서 그 속에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되는 것 같다”며 “또 위험에 처해질 수 있는 각종 상황에 직면해서 스스로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따라해 볼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어 학습효과가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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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양산시종합사회복지관의 인형극은 양산시의 ‘미취학 아동 성교육 인형극 순회교육’ 사업의 일환이다. 이 사업은 지역사회서비스 바우처사업 형태로 진행되고 있으며, 복지관과 양산성가족상담소 등 2곳이 서비스 제공기관으로 인형극 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시작한 사업은 어린이집, 유치원, 생활시설 등을 대상으로 직접 시설을 방문해 인형극을 통한 성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56곳의 아동교육시설에서 모두1천580여명의 아이들이 인형극을 관람했다.

20명 이상 아동이 이용하는 양산지역에 있는 보육시설이면 인형극 신청이 가능하며, 신청은 해당 시설에 재직 중인 교사가 주소지 읍ㆍ면ㆍ동사무소에 방문하면 된다. 자세한 문의는 시청 주민생활지원과 복기기획담당(392-2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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