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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추천한국명산]놀멍, 쉬멍, 걸멍 가는 제주올레길 ..
사회

[이상배추천한국명산]놀멍, 쉬멍, 걸멍 가는 제주올레길 ②

양산시민신문 기자 306호 입력 2009/11/17 10:13 수정 2009.11.17 10:13



ⓒ 양산시민신문
10월 5일 은평포구에서 출발하여 표선해수욕장까지 걷는 22km의 3코스는 한 마디로 고행의 길이었다. 근처에 식당이나 간이슈퍼 하나 없다. 표선해수욕장에서 점심을 먹고 나니 오후 3시가 넘어간다. 그래서 4코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남원포구로 이동했다.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5코스와 6코스를 걸어보기로 했다.

제주 올레길은 현재까지 14개 구간이 개설돼 있는데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는 6코스(쇠소깍~외돌개)와 7코스(외돌개~월평포구), 8코스(월평포구~대평포구)가 있다. 6, 7, 8코스는 거리가 짧은데다 볼 것도 많고 걷기도 편해서 올레꾼들은 6,  7, 8 코스만 걷는 분들도 있다고 한다.

ⓒ 양산시민신문
10월 6일 남원포구에서 3km 떨어진 큰엉(큰바위동굴)정자에서 12km 떨어진 쇠소깍으로 출발했다. 올레의 진수를 맛보며 운명처럼 걸어본다. 이번 코스는 그런대로 걸을 만한 곳이다. 예촌망을 가기 직전 공천포쉼터에서 발바닥 피로를 풀고 나서 쇠소깍에 도착하니 11시가 약간 넘었다.

해녀가 직접 운영한다는 소금막식당에서 이른 점심을 해결하고 제6코스 목적지인 외돌개를 향해 묵직한 발걸음을 옮겼다. 제6코스는 여태껏 걸어온 길 중에서 가장 멋진 코스라는 생각이 든다. ‘섬속의 섬’ 섶섬을 하염없이 쳐다보며 보목항을 끼고돌다가 정방폭포를 지나 천지연기정길을 지나는데 제주의 시원한 해풍이 불어와 찌든 가슴을 쓸어내린다. 순간 “걷는자만이 세상을 앞서갈 수 있다”라는 철학자 샤르트르가 한 말이 생각났다. 제6코스 종착지인 외돌개에 도착하니 오후 4시 17분. 쎄미 올레 도보여행은 여기서 막을 내렸다. 하지만 필자는 제주올레가 시작되는 성산에서 저 고산까지 올레길 종주를 하고 싶어졌다

올레길을 걷는 것은 마음과 육신을 깃털처럼 가볍고 맑게 해주는 정말 매혹적인 일이다. 지루할 정도로 걷다가 편의점을 만나면 커피도 마시고, 로비의 편안한 의자에서 푹 쉬고도 싶지만 갈 길이 멀고 마음에 여유가 없어 참아야 했다. 제주올레길을 걸어서 완주한다는 것은 한 마디로 인내의 예술이라 표현하고 싶다.

우린 힘들고 피곤했지만 서로를 마주보며 웃으면서 다음을 약속했고 제주도에 살고 있는 후배들이 교통편을 도와주는 덕분에 올레길을 큰 부담없이 계획된 시간에 걸을 수 있어 참 좋았다. 돌아와서 생각해 봤다. 우리 양산에도 제주올레길보다도 더 좋은 코스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당장 지도를 찾게 되었고 마루금을 그리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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