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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호(덕계동) | ||
ⓒ 양산시민신문 |
웅상체육공원은 면적 12만4천414㎡로 종합운동장 규모에 버금가며, 282억원이라는 엄청난 사업비가 투입되는 시설로, 주민들이 간절히 바랐던 숙원사업 중 하나다. 웅상체육공원이 완공되면 지역 생활체육 활성화와 주민들의 여가활동 증진은 물론 삶의 질 향상에도 큰 몫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이렇게 소중하고 막대한 사업인 만큼 사전에 충분한 의견수렴과 타 지역 사례 등 많은 자료를 준비하고 연구해 설계돼야 한다.
이번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냥 넘어가기에는 후세에 아주 부끄러운 유산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뒤집어 놓는다. 체육공원이란 지역 주민이면 누구나 원하는 시간에 편안한 마음으로 이용하고, 각자가 선호하는 운동도 하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 따라서 체육공원의 시설은 주민의 활용도가 가장 높은 시설을 중심으로 조성돼야 한다.
협소한 부지와 사업비 부족으로 체육시설의 기본인 육상트랙을 조성할 수 없다는 관계자의 설명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시설 면적에 비해 활용도가 낮은 특정 종목을 국제규격에 맞춰 놓고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육상트랙을 배제해 버린 관계자의 저의가 무엇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육상트랙이라고 해서 육상선수나 동호인의 전유물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도 간혹 본다. 우리 사회가 도시화와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건강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고, 새벽이나 저녁에 인근 학교 운동장에서 어르신들을 비롯해 다양한 연령층의 이웃들이 운동장을 돌면서 운동에 열중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들이 굳이 국제규격의 육상트랙을 원하는 것일까? 다만 어둡지 않고 안전한 곳에서 평소에 하는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을 원할 뿐이다.
육상트랙은 지상물이 전혀 필요 없을 뿐만 아니라 한 번 만들어 놓으면 시설관리비나 유지비가 거의 들지 않으며, 남녀노소 인원수에 제한받지 않고 특별한 기구나 기술이 없어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만약 기존 설계도에 의해 준공이 된다면 휴일마다 특정 종목의 경기로 일반인은 부상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그나마 있는 100m 트랙마저도 사용하지 못하고 쫓겨나는 신세가 될 것이며, 더 안타까운 것은 육상트랙도 없는 운동장에서 주민을 위한 무슨 체육행사를 치르게 될지 걱정이 앞설 뿐이다.
지난달 14일 전남 완도군 완도읍에서는 모두 150억원을 들여 추진한 완도체육공원 조성사업이 마무리돼 준공식을 가졌다는 기사와 함께 첨부된 체육공원 사진에서 색깔별로 분류된 관람석으로 둘러싸인 운동장에 붉은색 우레탄으로 여유 있게 조성된 육상트랙을 보았다.
웅상지역에도 당초계획과는 달리 몇 번의 설계변경으로 국제규격의 인조잔디구장을 가진 서창운동장이 이미 조성돼 있는가 하면, 소주동에도 국제규격의 잔디구장 시설이 가능한 부지가 이미 확보돼 내년 착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체육시설은 특성상 막대한 사업비가 들어감은 물론 한 번 조성되면 수정이 어려운 만큼 시는 넓은 시야와 귀를 가지고 더 많은 주민이 행복하게 활용하고 후세에 부끄러움 없이 물려줄 수 있는 값진 유산이 되도록 신중을 기해야 함은 우리 모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