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비보에 양산은 물론 전국이 충격에 빠졌다.
지난달 27일 이른 아침부터 오근섭 시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시청 공무원은 물론 시민들도 각별한 관심을 보이며 언론이 보도하는 내용에 주목했다.
오전 7시 38분 양산부산대학교병원으로 옮겨진 오 시장은 이미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산부산대병원측은 이날 오후 3시 기자회견을 통해 오 시장의 직접적인 사인이 목 졸림에 의한 경동맥 압박과 질식이라고 최종 발표했다. 백승완 병원장은 오전 7시 38분 병원으로 이송된 오 시장에게 응급의학과 의료진들이 긴급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지만 회복되지 않았고 도착 당시 의식이 없었으며 사후강직이 형성돼 이미 사망한 것으로 보고 오전 7시 40분 심폐소생술을 중단, 공식적으로 사망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오열하는 유가족 “억울하다”
오 시장의 자살을 현장에서 목격한 부인 김아무개 씨는 빈소가 차려지지도 않은 양산부산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이대로 보낼 수 없다”며 오열을 해 빈소를 준비하던 시청 공무원과 지인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빈소 마련 전에 오 시장의 사망 소식을 듣고 장례식장을 찾은 통도사 정우 주지 스님에게 김 씨는 “억울하다”는 말을 거듭했다. 오 시장이 이날 오전 검찰의 소환을 앞두고 있었다는 점에서 김 씨는 오 시장의 결백을 주장한 것이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오 시장의 큰 딸과 사위 역시 김 씨를 붙잡고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오전 11시 40분께 상주인 큰 아들이 도착하자 본격적인 장례 절차가 진행됐다.
큰 아들은 현재 수도권에서 평범한 직장인으로 일하고 있던 중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을 받고 비행기를 타고 내려와 다소 도착 시간이 늦어졌다. 큰 아들이 도착하자 안기섭 부시장은 장례 절차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
현재 자지단체장의 사망에 관한 규정이 없는 탓에 유가족과 공무원들은 오 시장의 장례를 간소하게 치를 것을 결정하고 전직 시장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양산시장(梁山市葬)’으로 5일장을 치르기로 잠정 결정했다.
유가족과의 상의가 끝난 후 안기섭 부시장은 간부공무원과 함께 긴급 시정조정위원회를 열어 양산시장(梁山市葬)으로 오 시장의 장례를 치를 것을 결정하고 양산부산대병원 장례식장에 빈소를 마련하는 것과 동시에 웅상출장소 광장과 시청 대회의실 2곳에 분향소를 설치키로 했다.
또한 1일 시청 광장에서 영결식을 진행한 후 시장 집무실을 시작으로 상북면에 있는 자택까지 노제를 진행, 오후 3시께 솥발산공원묘원에 안치하는 것으로 장례 일정을 확정했다.
비통한 심정 전한 시민들
오 시장의 사망 소식에 가장 놀란 것은 물론 유가족이겠지만 시민들 역시 언론 보도를 통해 전해지는 오 시장 사망 소식에 귀를 기울였다.
장례식장을 찾는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장례 기간 내내 빈소는 오 시장의 명복을 기원하기 위한 행렬로 가득 찼다.
이날 가장 먼저 조화를 보낸 김태호 도지사는 생전 오 시장과의 각별한 인연을 회상하듯 오후 6시께 빈소를 찾아 10시가 넘도록 빈소를 찾은 시민들과 고인에 대한 추억을 나눠 눈길을 끌었다.
박희태 국회의원 역시 갑작스러운 비보에 굳은 표정으로 빈소를 찾았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5시께 빈소를 찾아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며 “비통한 심정”이라며 “고인의 뜻을 받들어 큰 양산을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유가족이 공개하지 않은 유서에 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국회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국가와 양산 발전에 최선을 다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져 박 의원의 문상은 더욱 주목을 끌기도 했다.
이어 시의회 의원들이 함께 오 시장의 명복을 빌기 위해 빈소를 찾았다. 때로는 정치적 갈등을 보여 왔던 시의회 의원들 역시 고인의 죽음 앞에 모든 앙금을 잊은 채 고인의 명복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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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시장의 입관이 진행되면서 오열하던 부인 김아무개 씨가 슬픔을 견디지 못해 유가족으로부터 업혀나오고 있다. 김 씨는 입관 도중 서너 차례 실신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오 시장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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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비보를 전해들은 큰 아들이 빈소가 채 마련되지도 않은 장례식장으로 급히 들어서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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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8일 오 시장의 입관식이 시작된 후 참관을 마친 이영수 비서실장이 망연자실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 실장은 오 시장의 선거참모로 시작해 재임 기간 동안 오 시장을 그림자처럼 보좌해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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