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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살롱]수능시대 학생들의 독서량은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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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살롱]수능시대 학생들의 독서량은 얼마나 될까

양산시민신문 기자 308호 입력 2009/12/01 10:49 수정 2009.12.01 10:49



 
↑↑ 김 규 환
양산대학 스포츠과학계열 교수
ⓒ 양산시민신문 
우리나라 사람들이 책을 잘 읽지 않는다는 소리는 자주 들어온 바이지만 최근 대학생들의 한 달 평균 독서량이 우리나라 성인 한 달 평균 독서량 1.3권에도 못 미치는 수치라고 한다.

학생들의 독서에 대한 열의가 점차 줄어드는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인터넷 만능주의를 들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모든 정보를 인터넷이라는 매체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통해 얻는 정보와 지식은 체계적이며 깊이가 있어 학습효율을 높일 수 있는데 반해, 인터넷을 통해 얻은 정보들은 클릭 한 번이면 원하는 자료를 쉽게 얻을 수 있어 편리하기는 하나, 이런 정보들은 사실이 아닌 허위정보나 깊게 파고들지 못하는 겉핥기식 정보들이 허다하여 정보의 바다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문제점들을 드러내고 있다.

두 번째 원인으로는 현 대학 입시제도를 들 수 있다. 수능위주의 입시제도로 인해 점차 책 읽는 습관이 사라지고 독서와 학교공부는 별개가 되어버렸다. 책의 종류도 대부분 수능시험과 관련이 있는 책들 위주고 책을 읽는 이유도 마음의 양식을 키우는 목적이 아닌, 대학입시의 수단으로 바뀌었다. 설령 학생들이 책읽기를 원한다 할지라도 이런 제도적인 문제가 학생들의 독서의욕에 방해가 되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의 독서에 대한 무관심과 기피로 그에 따른 문제점들도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우선 학생들의 논술실력은 점차 떨어지고 맞춤법과 띄어쓰기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또 글 자체도 논리적이지 못하며 문장 해독 능력 또한 느리다는 것이 일선 교사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어떤 학원 강사는 “중위권 학생들은 독해력만 회복시켜주면 수능에서 평균 20점 이상 성적이 향상 될 수 있다”고 말해 학부모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독서 능력 없이 수능은 본질에 접근 할 수 없는 시험제도이기 때문이다. 수능은 열심히 달달 외우기만 잘하면 되던 학력고사 시절의 공부와는 본질이 전혀 다르다. 수능은 사고력 평가시험이기 때문에 모든 영역시험이 긴 제시문들을 읽고 이해하고 분석·판단해 정답을 골라내는 시험이다. 따라서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시험이다.

그렇다면 학생들의 독서기피 현상을 해결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영화나 만화, 게임 같은 영상매체에 흡수돼버린 학생들에게 책에서 얻는 오락기능은 이미 사라져 버렸다. 더욱이 책을 통해 간접경험을 하고 자신의 기분전환에도 도움을 준다는 것은 독서를 하지 않는 학생들에게는 이해하기 힘들 뿐이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독서는 자기 성찰의 시간을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논술과 면접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는 논리력과 문장력을 키우고 종합적이고 통합적인 지식을 탄탄하게 해주는 수단이 된다. 실제 상대방의 의사를 이해하고 자신의 주장을 논리정연하게 펼치기 위해서는 독서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다고 본다.

독서의 가치는 생존하고 있는 동안 자신의 머릿속에 지식과 지혜로 살아남게 되는 영원한 자산이다.
한때 옆구리에 두툼한 책 한권 끼고 다니는 것이 대학생이라는 자기과시와 대학의 낭만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그 자리를 핸드폰과 MP3가 차지하고 있지만 대학생과 책은 뗄 수 없는 영원한 동반자이다. 좋은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아름다운 친구를 만나는 만큼 가슴 벅찬 일이라고 했다.

불굴의 투지라던가, 아름다운 우정, 사랑의 고귀함, 눈물겨운 희생 등을 배워 일생을 살아가면서 필요할 때마다 용기를 얻고 위안이 되어야 한다. 마음을 움직이는 것도 없이 그저 남들이 “재미가 있으니 읽어보라”는 말에 소외되지 않으려고 읽는다면 그건 별 소득이 없다. 많이 팔린다고 반드시 좋은 책은 아니기 때문에 좋은 책을 선정하려 할 때는 독서경력이 풍부한 선배나 선생님, 교수님들로 부터 추천을 받아 선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필자는 서재에 동서고금의 현인들을 모셔놓고 언제라도 내가 만나고 싶을 때 만나고 있다. 그 분들을 실제 만나려면 천리 만 길을 찾아뵙고 사정을 드려야 하나, 책을 통해 나는 언제라도 그 분들을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독서를 안 하는 것은 하느님이 주신 풍부한 산소를 마시지 않겠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는 평론가 이어령 씨의 말을 음미해 보면서 이 겨울에 우리 학생들이 교양을 쌓을 수 있는 따뜻한 책 한권으로 차가워진 마음을 데워 봄은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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