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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아름 양산시음악학원연합회 재능아카데미학원 원장 | ||
ⓒ 양산시민신문 |
길을 지나다 문득, 버스 안 이나 음식점에서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떠한 경우에도 열려 있는 우리의 귀를 통해 무분별하게 혹은 무차별로 듣게 되는 것이 음악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음악이란 정말로 듣기가 중요함을 강조하고 싶다. 좋은 음악을 여러 번 반복해서 듣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그 음악의 음을 입으로 흥얼거리게 된다. 그러니 좋은 음악을 듣기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악기를 처음 배우기 시작할 때 속성으로 음악교육을 배우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악기 중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피아노의 예를 들어보자면, 아이가 피아노 교육을 받기 위해피아노 학원 문을 처음 두드릴 때, 내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의 하나는 피아노 진도에 관한 이야기다.
몇 개월이면 피아노를 마스터할 수 있나요? 체르니는 얼마나 지나야 칠 수 있나요? 속성으로 배우기 위한 어른들의 바쁜 마음이 실로 절실히 느껴진다. 하지만 악기를 배우는 일은 모국어를 배우는 것과 같아서 하루이틀 만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정말로 피아노를 제대로 배우기 원한다면 평소 음악듣기에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아이들이 처음 ‘사탕’이라는 작은 단어 하나를 말하기까지는 수천 번의 ‘사탕’이라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한다. 엄마가 아이에게 사탕 하나를 줄 때도 사탕이라는 발음을 들려주고, 눈으로 보게 하고, 맛 보게 하고, 냄새 맡게 하고, 만져 보게 하고, 충분히 감각으로 경험한 후 비로소 아이가 사탕이라는 말을 할 수 있게 되는 것 이다.
그런데 피아노를 처음 접하게 되는 아이들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수십 번 들려주고, 수십 번 연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피아노 안을 들여다보는 등의 경험을 통한 충분한 감각놀이가 있게 한 후 시작하게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아이가 피아노를 배울 때의 진도나 빠른 손놀림에만 연연해하는 것은 옳지 않다.
어른들은 이제껏 어른들의 음악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소리를 아이에게 빨리 배워서, 빨리 연주하기만을 요구하지 말고, 어떤 소리가 아름답고 좋으며, 어떤 음악이 감동을 주는지 충분히 들려주고, 함께 느끼게 해주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 이다. 특히 귀가 생생하게 살아있을 아이들에게 말이다.
피아노 교육은 분명한 학습순서가 있으며, 최상의 교육을 위해서라도 ‘빨리빨리’식 교육이 아닌 딱 맛있게 즐길 수 있을 만큼의 양이 주어졌을 때 최상의 교육효과를 기대할 수가 있는 것이다. 아이가 나이에 비해 어려운 것을 배우는 것이 결코 좋은 일이기만 할까? 10년 후 아이가 쉬운 곡 하나 외워서 연주하지 못한다면, 피아노 뚜껑조차 열지 않는다면, 그렇게 바라던 ‘빠른 진도’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음악 자체를 즐기고, 사랑할 수 있게 해줘야하지 않을까?
좋은 음악, 좋은 소리를 반복해서 아이에게 들을 수 있도록 해 줘야한다. 아이에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해야 아이가 좋은 소리를 입으로 흥얼거리고, 좋은 음악을 적절한 진도에 맞게 배우며, 아름다운 소리를 자신 있게 연주하게 될 것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