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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받은 사랑 보답할게요”
단정하게 교복을 차려입은 여고생이 한 손에 막 구운 쿠키 한상자를 들고 경찰서를 방문했다. 여고생은 쿠키와 함께 감사의 마음을 꼭 전해야 한다며 경찰서장을 직접 만나기를 청했다.
이처럼 용감한 행동으로 주위를 놀라게 만든 여고생은 양산여고 3학년 박혜지 학생이다. 수능을 마치고 지난 8일 수능성적표를 받아 든 혜지는 가장 먼저 양산경찰서 손정근 서장을 만나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고 학업을 이어왔던 혜지를 위해 양산경찰서는 1년간 장학금과 생필품 등을 지원해 주는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해왔다.
양산경찰서는 6개 부서와 6개 지구대로 나눠 학생과 장애인, 홀로 사는 어르신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정기적으로 생활비와 생필품 등을 전달하는 나눔사업을 펼쳐왔다. 혜지 역시 이 사업의 일환으로 양산경찰서의 도움을 받아왔던 것.
하지만 혜지가 손 서장에게 특별한 고마움을 느꼈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손 서장의 남다른 배려 때문이라고 한다.
손 서장은 장학금을 전달할 때마다 혜지 집과 학교를 방문했다. 수험생이 공부시간을 뺏겨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혜지가 있는 곳으로 직접 장학금을 전달하러 갔던 것이다.
손 서장을 만난 혜지는 “처음 서장님이 집에 오셨을 때 너무 놀라고 긴장했었다”며 “하지만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오라며 잔뜩 긴장해 있는 저에게 말을 걸어주셨는데, 농담인건 알지만 경찰서장님이 말씀하신거라 그런지 굉장히 든든해지는 느낌이었다”고 진솔한 마음을 전했다.
손 서장 역시 “혜지는 친구들과 조금 다른 환경에서 공부하지만 쾌활한 성격만큼이나 학업성적도 우수해 늘 지켜보고 있었는데 수능이 끝나고 이렇게 다시 만나게 돼서 반갑고 대견스럽다”며 “혜지 못지 않게 나 역시도 오늘 이 시간이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