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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이(교동) | |
ⓒ 양산시민신문 |
그 동안 한국에서 살고 있는 이주민으로서 또 이주민사업을 하고 있는 종사자로서 너무나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제일 큰 문제라고 생각한 것은 항상 이주민은 ‘불쌍한 존재’라는 인식이 너무 강하다는 것 이었다. 다문화가족이 해마다 증가하면서 다문화사업이 이슈화 되고 이주민들이 정부로부터 다양한 지원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주민으로서 감사한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국가가 주도하고 있는 다문화사업을 시행하기 이전에 이주민의 의견을 충분이 수렴하지 않고 무조건 정부에서 요구하는 방법대로 사업해야하는 현실이 너무 답답하다. 예를 들면 해마다 진행하는 사업 중에서 ‘멘토링’, ‘친정엄마, 언니 맺어 주기’라는 사업이 있다. 우리 결혼 이민자들이 언제 친정엄마, 언니가 필요하다고 했나? 이 사업을 통해서 얼마나 실질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었을까? 해마다 많은 예산을 이처럼 일회용이나 보여주기 행사에 쏟아 부어서 너무 안타깝다. 또 ‘방문교육’이라는 사업이 있는데 방문지도사를 집으로 파견하여 한국어와 아동양육 등 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용료는 다 무료이다.
이처럼 무조건 다해주는 사업방식 때문에 이주민들이 점점 자신이 해야 할 의무도 하지 않고 무조건 ‘당연히 해주겠지’라는 생각으로 변하고 있다. 정부에서 많은 예산을 들여서 하는 사업이 퍼주기식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이것이 진정한 이주민을 위한 건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이주민들은 불쌍한 사람들이 아니다. 우리는 누구보다 잘 살 수 있는 자신이 있다. 다문화가족이 무조건 복지대상자라는 편견과 다문화아이들이 무조건 언어 발달미숙이라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 결혼이민자는 물질이 아니다. 저출산 노동력부족에 대한 대책이 아니다. 이주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한 인간으로서 인정, 존중받고 싶은 것이다.
지금처럼 정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필수 사업 프로그램 중에서 대부분이 한국어배우기, 한국문화체험하기 등 한국식 동화교육이다. 이것은 뿌리깊이 배인 민족문화 강요이다. 다문화, 다문화하면서도 여전히 사회 곳곳에 많은 이주민들이 무시당하고 차별받고 최소한의 인권보장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주민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지만 한국 사람들의 다문화인식개선교육이 더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주민들은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더 이상 차별하지 않고 우리 문화를 인정해주고 또 진정한 사회 일원으로 받아들여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