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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화요살롱]초침이 가는 길이 황금의 길이니라..
오피니언

[화요살롱]초침이 가는 길이 황금의 길이니라

양산시민신문 기자 312호 입력 2009/12/29 09:42 수정 2009.12.29 09:42



↑↑ 유병철
영산대학 기업경영과 교수
ⓒ 양산시민신문
한해가 또 저물어가고 있다. 이맘때가 되면 어김없이 한해를 정리하는 올해의 사자성어를 발표한다.

교수신문은 일을 편법으로 추진할 때 꾸짖는 말인 방기곡경(旁岐曲逕)을 선정했고, 직장인들은 먹고 사는데 대해 걱정한다는 구복지루(口腹之累), 구직자들은 아무리 구하고자 해도 얻지 못한다는 뜻의 구지부득(求之不得),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최고경영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탁한 것은 나가고 맑은 기운이 들어온다는 격탁양청(激濁揚淸)이 선정되었다.

또한 사자성어로 보는 국내 스포츠 분야에서는 김연아의 백전백승(百戰百勝), 박태환의 간난신고(艱難辛苦), 장미란의 파죽지세(破竹之勢), 가요계에서는 걸 그룹 전성시대를 여아천하(女兒天下) 한 마디로 정리했고, 택배시장의 이슈들을 사자성어로 요약한 것 중 불황 속에서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질풍경초(疾風勁草), 더 빨리 더 안전하게 배송하여 서비스 향상으로 눈을 돌렸다는 동가홍상(同價紅裳)으로 표현했다.   
   
한편 영어권 사용국가에서는 올해의 단어가 선정되었다.
올해 미국에서 미디어와 웹사이트 등을 통해 가장 많이 사용된 영어단어로 ‘트위터(TWITTER)’가 선정되었고, 일반 검색어 순위 1위는 마이클 잭슨, 2위 트위터, 3위 신종플루로 발표했으며, 로이터 통신은 인터넷 용어인 ‘언프렌드(unfriend)’가 NOAD(뉴 옥스퍼드 아메리칸 사전)에 선정된 올해의 단어로 뽑혔다고 보도했다.

아무튼 한해가 저물어가는 이 때, 너무나 진부한 표현이지만 누구나 늘 공감하게 만드는 사자성어는 다사다난(多事多難)이 아닌가 싶다. 모든 사람에게는 1년 365일 밖에 주어지지 않으므로 주어진 시간을 무엇에 바치는가, 다시 말해서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인생의 모습은 달라진다. 많은 사람은 현재를 충실하게 살아가려고 한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난 후에 “이렇게 인생을 살지 않았어야 했는데”라는 후회를 하곤 한다.

그런데 후회하면서 사는 사람들의 그 후회는 모두가 과거에 관련된 것들이다. 말하자면 인생에서 가장 슬픈 말은 과거를 향하여 던지는 후회스런 말, 즉 “했어야만 했어”, “할 수 있었는데”, “했으면 좋았을 텐데”, “조금만 더 했었더라면”하는 말들이다. 사람들은 “…했더라면 좋았을 걸”하고 라면 상자 몇 박스를 지니고 껄껄 속에서 후회하면서 산다.      

그래서 존 웨슬리는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라/ 당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당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당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장소에서/ 당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시간에/ 당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사람에게/ 당신이 할 수 있는 한 오래오래’라는 시구를 전해주고 있다.

‘과거를 묻지 말라’는 유행가가 있듯이 과거의 일을 잊어버리고 과거에서 살지 말자. 미래는 약속된 것이며 어제는 이미 무효가 된 수표이고, 내일은 지켜질지 모를 약속어음이며 오늘 이야말로 우리가 지닌 유일한 현금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시는 ‘과거는 역사입니다.  미래는 신비입니다. 오늘은 선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현재를 선물(present)이라 부릅니다’라고 매우 적절한 표현을 하고 있다.

우리에게 있어 ‘오늘’은 ‘어제’의 다음 날이 아니고 ‘내일’의 전 날도 아니다. 오늘이 자신의 ‘맨 마지막 날’이라고 그리고 ‘맨 첫 날’이라고 진지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면 후회를 반복하지 않는 인생을 엮어 가게 될 것이다. 결코 우리들은 ‘여기에 내일이면 행복해졌을 사람이 잠들고 있다’는 묘비명의 주인공이 되어서는 안 된다.
어느 부자지간의 이야기가 있다.

평생 시계만 만지며 살아온 시계 방 주인이 있었는데 아들에게 줄 시계를 만들면서 초침은 황금으로, 분침은 은으로 그리고 시침은 동으로 했다. 시계를 받은 아들은 “아버지, 이건 좀 잘못된 것 같네요?” 하고 궁금해 하면서 물었더니 아들에게 “초를 아끼지 않는 사람은 분과 시간을 아끼지 못한다. 우리 인간의 생활도 그 변화는 결국 초침이 하는 것이란다. 초의 중요성을 늘 명심하라는 뜻에서 이렇게 만들었단다. 초침이 가는 길이 황금의 길”이라고고 대답을 했다.

어느 부자의 이야기를 곰곰이 생각하면서 희망찬 새해를 맞이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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