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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정신과 물질의 균형 이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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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물질의 균형 이뤄야"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0/01/05 09:45 수정 2010.01.05 09:47




ⓒ 양산시민신문
“너무 어려운 일을 맡았다는 생각이 들어 어깨가 무겁습니다”

양산향교 류득원 신임전교는 막상 중책을 맡게 되니 부담감이 적지 않다는 말을 먼저 꺼냈다. 

故 정두영 전임전교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뒤 향교측에서는 총회를 열어 후임 전교를 선출하게 됐다. 지난달 11일 열린 총회에서 임시의장을 맡은 향약장은 원로회의에서 전교를 선임해 달라는 회원의 제청을 받아들여 원로회의에 위임했고, 5명의 원로들이 만장일치로 류득원 씨를 전교로 선임해 총회에 상정하고 이를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전교 후보로 신청한 한 인사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 부분에 대하여 향교측은 “향교에서 전교로 선임되는 과정은 모두 회의록에 기록된다. 그 회의록을 첨부해 올리면 경상남도향교재단에서 1차 심의를 한다. 도 재단의 승인을 첨부해 성균관에 진달되면 최종심사를 거쳐 성균관장 명의의 선임장을 수여하게 된다”며 선임과정을 알려주었다.

향교측은 총회개최일자와 동일하게 작성된 성균관의 선임장을 보여 주면서 전교 선임과정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향교, 전통과 현대의 융화
   교육 통한 인식개선 노력


류 전교는 “외부인들이나 향교에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은 향교가 케케묵은 풍속을 지니고 양반들이나 왔다 갔다 하는 장소로 생각한다”고 아쉬워하며 “물론 옛날에는 그런 경향이 있었을지 모르나 지금은 그렇게 해서는 안 되고 할 수도 없다. 만약 아직도 그렇게 한다면 현대문명과 뒤떨어진 조직체가 되기 때문에 같이 어울려 살아가는데 지장을 가져 온다”고 말했다.

이어 “마치 우리끼리 살아가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그것을 피하고 현대에 맞는 향교를 이끌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좋은 풍속은 계승하고 버릴 것은 버려야 함을 강조한 류 전교는 전통과 현대를 융화해 나가는 곳이 향교이며 사람들의 인식을 푸는 것도 유림에서 해야 할 일임을 전했다.

일반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향교는 다양한 예절ㆍ인성교육을 펼치고 있다. 학당을 운영함으로써 시민들과 함께 기초한문, 고급한문, 예절다도, 중어중문 등의 공부를 하고 있다. 또 초ㆍ중ㆍ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직접 학교로 찾아가는 순회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사전에 학교와 연계를 하면 성균관에서 교육을 받은 향교강사들이 직접 나서 1년에 한 번, 여름방학이 되면 1천200여명의 학생들을 학당으로 초대해 충ㆍ효 예절교육을 하기도 한다.

류 전교도 학당에서 6년째 중국고전을 직접 가르치고 있다. 논어와 대학을 주로 하는데 수강생들과 함께 배우고 익힌다는 것을 강조했다.

류 전교는 “논어는 해석하기가 꽤나 힘이 든다. 공자는 우회적인 말로 배우는 이가 스스로 깨닫도록 하는데 그러다보니 명확하게 공자의 의중을 파악하기가 힘들어 논어에 대한 해석이 수없이 다르게 쏟아져 나온다”며 수년째 논어를 가르치고 있음에도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마다 수강생들이 늘어나 지금은 60명 가까이 화요일 아침의 고전강독에 참가하고 있다고 한다.

류 전교는 최대한 쉽게, 손에 잡힐 수 있도록 논어를 가르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학당에 오는 사람들의 수준이 고르지 않아서 어려운 학문으로 갈수록 이해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대학과 논어를 통해 기초를 다지고 차차 맹자와 중용을 배워가는 방식을 채택했다.


  올바른 정신문화 고민
  바른 사회의 밑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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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지난해에 못 다한 일을 다 마무리 짓는 좋은 한해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덧붙여 류 전교는 새해를 맞아 시민들에게 우리의 전통문화가 지향하고 있는 것은 ‘정신문화’라고 강조했다.
 
류 전교는 “정신과 물질의 균형이 안 맞으니 함께 굴러가야할 수레가 한 바퀴는 먼저가고 한 바퀴는 쳐져서 삐그덕거린다”며 정신과 물질의 불균형으로 인한 사회적 병폐를 걱정했다.
류 전교는 “처진 정신을 물질과 함께 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 우리가 안고 있는 큰 숙제”라며 “가정, 사회, 직장 어디 할 것 없이 우리의 동양사상인 정신문화가 앞서가야 하는 것이 인간이 지향하는 목표가 되어야한다”고 정신과 물질의 균형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불행한 일을 많이 겪은 만큼 모두가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계층간의 화합과 조화 속에 슬기롭게 어려움을 헤쳐나가자고 제안했다.

대담_박성진 편집국장
정리_송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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