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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화요살롱]희망 새해
오피니언

[화요살롱]희망 새해

양산시민신문 기자 313호 입력 2010/01/05 10:09 수정 2010.01.05 10:08



 
↑↑ 신민생
양산대학 조선/선박시운전과 교수
ⓒ 양산시민신문 
‘송구영신’(送舊迎新)이라는 말로 기축년(己丑年)을 보냈고, 또 새해를 맞았다.

하루 차이고, 삼백육십오일 중 어느 하루와 다르지 않고, 시간의 흐름도 똑같지만, 우리는 기대와 설렘으로 영원한 순환의 반복이 되는 새해를 맞이한다. 2010년은 庚寅年으로 백호랑이해라고 하는데, 호랑이는 12지지에서 인(寅)에 해당된다.

사신(청룡, 백호, 주작, 현무)중에서 유일하게 실제로 존재하는 동물이며 옛 부터 민화, 민담, 속담 속에 수없이 등장해 왔다. 역사 속 기록에서도 우리나라를 ‘호담지국(虎談之國)’이라 불렀을 정도로 호랑이가 많이 살았으며, 우리 민족과 깊은 관계를 맺어온 동물로서 무섭긴 하지만 친근감이 가는 동물이다. 친근감이 가는 동물로는 소를 들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기축년은 우여곡절이 많았고 아쉬움도 많았던 한해였다. ‘워낭소리’라는 다큐영화에서 다리를 잘 못 쓰는 팔순 농부와 마흔 살의 늙은 소의 사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행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평생 땅을 지키며 살아온 농부와 마흔 살의 최고령 소이자 베스트 프렌드이며 제대로 서지도 못 하는 소가 노인이 고삐를 잡으면 나뭇짐도 마다 않고 날랐고, 귀가 잘 안 들리지만 희미한 소의 워낭 소리는 귀신같이 들을 수 있고 한 쪽 다리가 불편하지만 소 먹일 풀을 베기 위해 매일 산을 오르는 무뚝뚝한 노인과 무덤덤한 소에 대한 환상의 친구 이야기이다. 사람은 가끔 마음을 주지만 소는 언제나 전부를 준다고 노인은 믿고 있었다. 

반면에 두 전직대통령의 영면과 김수환 추기경의 숭고하고 아름다운 선종도 지켜봐야 했다. 많은 시련과 우여곡절을 겪었고 스스로 바보라 부를 만큼 겸손한 삶을 살았으며 행동으로 꾸짖고 마음으로 세상을 보게 한 분,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이 있었고,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이 유명을 달리했으며 가깝게는 양산시장의 죽음도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지역주의 타파와 권위주의 청산, 보통사람이 대우를 받을 수 있는 희망사회를 위한 정치개혁을 원했고, 퇴임 이후 고향으로 내려간 최초의 대통령으로 뒤쳐진 농촌의 경쟁력과 시민민주주의를 꿈꾸었지만, 그는 스스로 목숨을 버렸다.

김 전 대통령은 평생을 고난 속에서 민주화와 인권, 민족통일에 헌신했고 인동초, 행동하는 양심으로 불렸다.
대결의 남북을 대화와 화해하는 남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고, 눈을 감는 마지막까지 행동하는 양심을 강조하며 용서와 화해를 주문했다.

근대사에서 비주류에 속했던 사람이고, 진보적이며 소외계층을 대변하던 분들이었는데 기축년에 우리 곁을 훌쩍 떠나갔다. 꿈과 의지가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분들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고, 대학을 나오지 않았으며 엘리트 계층이 아닌 고졸 출신이 대통령이 되어서 보통사람, 일반서민들이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게 했고 기득권층과 충돌을 일으키기도 했던 분이었다. 

한 나라를 통치했던 대통령으로 생을 여유롭게 마감하지 못하고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것에 대해서는 사회 구조의 잘못인지, 자신의 잘못인지는 훗날까지 숙제로 남아있을 것이다.

시대의 흐름과 역사란 항상 후세에 교훈을 주지만 그 교훈을 겸허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야 후회라는 단어로서 받아들이며 애석해 하는 경우가 많다. 두 전직 대통령은 비록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그들의 꿈과 신념은 우리 사회에 무거운 과제를 남겼다.

경인년 새해는 호랑이해이다. 호랑이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맹수이며, 슬기롭고 억세며, 공격적인 동물로서 시베리아 호랑이를 동물원에 사자와 같이 방사하면 아마 사자를 다 물어 죽여 없앴을 것이라 한다. 60년대 창경원에 진짜 시베리아 호랑이(고려 범)가 있었는데, 그 옆 사육장에 있던 사자는 호랑이가 한 번 포효할 때면 놀라서 오줌을 싸고 찍 소리 한번 못 냈다고 전하고 있다.

새해에는 온 나라에 기쁨과 희망이 가득했으면 좋겠다. 통일이나 국민소득 3만달러 돌파와 같은 것까지는 아니라도, 이태백이니 사오정 같은 말은 사라지고 실업률 제로, 각 회사마다 인력부족으로 인한 구인광고, 국민에게 겸손한 대통령의 모습 같은 소식이 가득한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2010년 경인년 호랑이해를 맞아 위험에 처해도 도망가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반격하려는 호랑이의 슬기롭고 억센 기백과 진취적인 기상을 세기고 받아들여서 어려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살기 좋은 양산, 큰 양산으로 성장하여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크게 도약하여 대한민국의 중심, 세계의 중심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함께 가지고 싶다.

독자 여러분의 가정에 늘 기쁨과 웃음이 가득한 2010년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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