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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민숙 양산시음악학원연합회 뮤즈음악학원 원장 | |
ⓒ 양산시민신문 |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을 보면서 젊은 시절에는 느끼지 못한 신기함을 요즘은 많이 본다. 1학년 아이들은 정말 아기나 다름없다. 이제 막 부모 품에서 세상으로 발을 내딛기 시작한 아이들이다.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도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이 애들은 학원계단에 매미가 벗어놓은 껍질이 궁금하면서도 가까이 가서 들여다 볼 뿐 만지지도 못한다. 피아노를 배운다고 왔다갔다하지만, 책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고 가 버리는 때가 많다. 어떤 때는 겉옷을 벗어 놓고 가서는 며칠째 찾지도 않는다.
그런 어린아이들이 커다란 가방을 메고 학교에서 학원으로 척척 알아서 다니는 것이 신기하다. 피아노 방에 들어갈 때 어디에 전기 스위치가 있는지 알고는 능숙하게 탁! 불을 켜고 들어가는게 신기하다. 화장실에 가서 응가를 한 후 뒤처리를 다 하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쓱 나오는게 신기하다. 책상 밑에 떨어진 연필을 줍고는 머리가 부딪히지 않게 조심해서 올라오는 것이 신기하다. 객관식 문제에서는 보기에 하나씩 체크를 하며 문제를 푸는 것이 신기하다.
같은 색의 다른 학원 차를 안타고 우리 학원차를 구별하는 것이 신기하다. 학교도 다니고 피아노도 배우고 태권도도 배우고 영어도 배우고…. 열심히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신기하다. 심하게 장난하고 말썽을 부리다가도 야단치면 왜 금방 고분고분해지는지 신기하다. 뭘 좀 배웠다고 피아노 앞에 앉아서 딩동거리며 양손으로 피아노를 치는 것이 신기하다. 아홉 손가락 리코더를 짚는 손과 텅잉하는 입의 움직임이 맞아떨어지는게 신기하다.
장구칠 때 바닥에 닿을듯 닿지 않는 오른손이 신기하고, 새끼손가락을 채 속으로 집어넣은 조그마한 왼손과 장단 마디마다 ‘허이’라고 추임새를 넣는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나는 너무 신기하다.
나에게 좋은 학생이 되어준 예전의 아이들, 그리고 지금도 나에게 가르치는 의욕과 힘을 주고 있는 현재의 아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나에게 온 예쁜 아이들 덕분에, 나도 좋은 선생이 되려면 더 열심히 준비하고 더 즐겁게 가르치는 노력을 해야겠다는 새해의 다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