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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용의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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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용의 위력

양산시민신문 기자 316호 입력 2010/01/26 14:07 수정 2010.01.26 02:07



↑↑ 강진상 목사
평산교회
ⓒ 양산시민신문
조선조 세종 때에 임원준(1423~1500)이라는 의학자가 있었는데, 글을 잘하며, 매우 총명도 했다. 그러나 한 번은 사건에 휘말려, 밀양으로 귀양을 가게 되었다.

그가 재주가 있다는 말을 들은 경상도관찰사는 문제를 내어, 그를 시험해 보니, 참으로 글을 어찌나 빨리 짓는지, 마치 지어두었던 글보다 더 빨리 부르는 것이었다.

관찰사는 그의 기억력은 얼마나 좋은가를 시험하고 싶은 생각이 나서, 그곳에 있는 500명이나 되는 기생들의 기적(妓籍)을 한 번 보라 한 후에, 곧 명부를 덮어놓고, 기생들의 이름을 부르며, 점고하라고 했다. 임원준은 분명하게 불러대는데, 하나도 빠지지 않고 불렀다.

관찰사는 탄복하여, 곧 왕께 전하기를 “이 같이 재주 있는 사람은 우리나라 안에 많지 않을 것입니다. 비록 작은 죄과가 있을 지라도, 그리고 그는 이미 잘못을 깨닫고 있사오니 용서하시어 불러 쓰시기를 바랍니다”고 했다.

세종대왕은 곧 그를 불러올리라고 명했다. 그런 후 세자로 하여금 그의 재주를 시험해 보게 했다.

그의 시는 과연 뛰어 났다. 왕은 그를 용서한 후, 곧 집현전의 찬서국에서 일하게 했다. 그렇게 한 결과 임원준은 크게 감격 분발하여 제19대 성종대왕 때까지 살면서 많은 일을 했으니, 제7대 세조의 <의약론>을 주해하고, <창진집>이라는 저서도 냈다.

1995년 유엔은 ‘세계관용의 해’를 선포하였다.

유네스코는 관용을 ‘편견과 독단으로부터의 자유’라고 해석하고 있으며 ‘타인에 대한 선입견 없는 긍정적 태도’라고 풀이하였다.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결의문은 ‘모든 인간은 똑같이 존엄하지만, 재능이나 신념 또는 신앙 등은 다를 수 있다.

이러한 개인적 차이야말로 개인과 고유의 문명을 풍성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규정하면서 ‘누군가를 배제하려는 행동 규범을 피하는 것이 관용’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지금의 세계는 절실하게 관용이 필요한 시기이다. 아니 우리 민족이야말로 관용이 무엇인지를 배워야 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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