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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나이가 무슨 상관? 뛰는 인생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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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무슨 상관? 뛰는 인생 즐겁다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318호 입력 2010/02/09 10:58 수정 2010.02.09 10:58
42.195km 풀코스 첫 도전에 완주

마라톤 매력은 고통 속 숨은 희열



ⓒ 양산시민신문
“마라톤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다. 마라톤만큼 섬세하고 체계적인 기술을 요하는 운동도 없다. 그래서 완주했을 때 그 짜릿함은 배가 된다”
양산경찰서 함천태 경무계장(57, 사진)은 마라톤의 매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달리는 게 좋아서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그가 마라톤에 입문한 것은 불과 2여년 전인 2007년 12월께. 양산지역에서 전국하프마라톤대회이 개최되자 양산경찰서 동료들과 함께 10km에 도전장을 낸 것이 첫 인연이 됐다.
“처음에는 마음만 앞서 속도조절이 안되고 몸도 따라주지 않아 100m만 달려도 숨이 턱까지 차오르기 일쑤였다. 몸에 맞게 조금씩 단계를 높이고 훈련양을 늘이자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후 동료 경찰들과 ‘몸부림’이라는 마라톤 동호회도 만들었다. 13명의 회원들과 즐기면서 하지만 꾸준히 연습했다. 그동안 실력을 가름해보기 위해 다대포, 밀양, 김해 등 인근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에 자주 참여했다. 하프 코스는 벌써 20회 완주했다.

함 계장은 이번에는 풀코스에 도전하리라 마음먹었다. 매일 양산종합운동장에서 호포 둑길까지 5km를 왕복하면서 훈련에 훈련을 거듭했다.

드디어 지난달 31일 고성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서 생애 처음으로 42.195km 풀코스에 도전했다. 컨디션도 좋지 않아 처음에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하지만 꾸준한 연습량을 믿고 일단 뛰어보기로 했다.
“35km 지점에 접어드니 달리는 자동차에 기름이 떨어진 것처럼 급격히 체력이 바닥났다. 머릿속에는 온통 ‘포기’만 떠올랐다. 힘들다고 멈추면 버릇이 돼 다음 고비를 넘기기 못한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버텼다”

4시간 30분. 기록보다는 해냈다는 완주의 기쁨이 컸다.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시간보다는 스스로 정한 목표거리를 완주했다는 데 큰 의미를 뒀다고 한다.

마라톤의 매력에 푹 빠진 함 계장은 마라톤 예찬을 쉴새 없이 늘어놓는다.
“마라톤의 운동효과는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심폐지구력을 향상시켜 튼튼한 심장을 만드는데 좋고 근력, 지구력을 키우는데 달리기 만한게 없다. 무엇보다 살빼는데 그만이다”

또 마라톤의 효과를 정신적인 면에서도 찾았다. 복잡한 머릿 속을 식히는 청량제와 같다는 것.
“처음 달릴 때는 동료들과 함께 달리며 대화도 나누고 주위의 경관도 즐긴다. 시간이 지나면 고통과 희열은 오롯이 나의 몫이 된다. 달리면서 복잡했던 일들을 떠올리다 보면 꼬인 실타래도 풀린다”

그는 풀코스 완주 후 다리근육에 통증이 생기고 입술도 부르텄다. 나이 탓인지 가족과 동료도 풀코스 도전은 극구 만류했었다고. 하지만 진한 고통 속에 진한 희열이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함 계장은 풀코스 도전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고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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