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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 교육이 강한 양산만들기 토론회
“명문고교 육성하자” 한목소리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319호 입력 2010/02/23 10:06 수정 2010.02.23 10:06
교육경비보조금 고교 집중 투자, 인재육성특별반 운영 등 방법 거론

“성적이 교육의 유일한 목표 아니다” 방청객 토론 주제 아쉬움 토로




ⓒ 양산시민신문


‘교육이 강한 양산만들기’ 토론회가 지난 9일 양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렸다. 박희태 국회의원과 양산교육청이 공동주최하고 교육과학기술부와 경남도교육청, 양산시가 후원한 이날 토론회는 조광수 영산대 교수를 좌장으로 6명의 패널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토론회는 양산지역 중등교육 전반에 대한 실태파악과 함께 교육환경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고 지역실정에 맞는 대안을 찾아보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학부모, 교직원, 행정공무원, 교육단체장 등 다양한 영역의 패널이 참석한 만큼 교육현안을 놓고 각기 다른 해법을 제시하며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다. 더욱이 200여명에 육박하는 방청객이 토론회장을 찾았고, 방청객 질의시간에는 앞 다퉈 새로운 의견을 제시하는 모습이 연출돼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이 그대로 반영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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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국회의원 박희태
양산시교육청


후원
교육과학기술부
경상남도교육청, 양산시


좌장
조광수 (영산대학교 교수)


패널
최정대 (양산고등학교 교장)
안윤한 (양산시인재육성장학재단 이사장)
이상복 (양산시 교육체육지원과장)
박인태 (양산시 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회장)
유연학 (양산시 학부모연합회 부회장)
구영건 (양산교육청 중등담당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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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광수
ⓒ 양산시민신문 
조광수  오늘 이 자리는 양산교육의 현황과 그에 따른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대안을 모색해 보는 자리다. ‘교육하기 좋은 도시 양산’이 되기 위한 심도 있는 토론을 펼치기 위해 교육계 인사 2명, 교육행정 공무원 2명, 그리고 학부모 2명을 패널로 모셨다. 교육 문제는 본질적이며 광범위해 다소 논쟁적이고 갑론을박하기 쉬워 오늘 토론의 주제를 ‘중등교육’으로 제한하겠다. 먼저 양산교육의 현황에 대해 알아보자.

이상복  양산시는 2010년 예산규모 6천12억원으로 재정자립도 38.1%의 지자체다. 이 가운데 올해 교육예산은 623억8천900만원으로 전체예산의 10.4%를 차지한다. 교육시설은 웅상도서관과 양산도서관, 27개의 작은도서관, 그리고 곧 개관할 예정인 시립도서관이 있고, 평생교육원, 웅상문화체육센터, 상북ㆍ하북ㆍ삼성문화의집 등이 있다.


↑↑ 최정대
ⓒ 양산시민신문
구영건  양산지역은 초ㆍ중ㆍ고 57개교에 1천307학급, 4만690명이 있다. 이 가운데 중등교육에 속하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24개교에 596학급, 2만293명이며 교원수는 1천66명으로 중학교는 교원 1인당 학생수가 20.1명, 고등학교는 17.2명이다. 


안윤한  양산시인재육성장학재단은 200억원의 기금조성을 목표로 2006년 설립, 현재 시출연금 100억원 외부기탁금 37억원으로 모두 137억원의 기금을 조성했다. 기금의 이자로 2009년까지 1천390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했고, 올해도 664명에게 5억2천1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최정대  최근 5년간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외부 진학 현황을 살펴보면 2006년 275명, 2007년 431명, 2008년 385명, 2009년 510명 그리고 올해 487명이다. 이 가운데 전문계고와 특수목적고 등으로 유출되는 인재는 어쩔 수 없지만 거창대성고와 거창고, 거제고 등 일반계 고교로 진학하는 학생도 상당수로 큰 문제다.


높은 교육열 만족시켜 줄 학교와
우수교사 영입 위한 지원책 필요


조광수  앞선 지적처럼 양산교육의 문제는 우수인재 역외유출현상이다. 하지만 지역인재들이 더 좋은 교육환경을 찾아 이동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고, 또한 지역에 잡아둘 명분도 없다. 그러나 그렇게 두기에는 지역에서 바라볼 때 낭비적 요인이 너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학부모들의 생각은 어떠한가.


유연학  다수의 양산지역 학부모들은 ‘양산교육이 우리 아이를 제대로 끌어주기가 힘들다’고 생각한다. 물론

 
↑↑ 안윤한
ⓒ 양산시민신문 
양산시와 교육청, 장학재단 등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지만, 침체된 양산교육을 살리고, 학부모들이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가고 싶은 학교와 배우고 싶은 교사가 있어야 한다.


박인태  양산교육은 교육시스템이나 투자여건이 부족한 게 아니라 교육에 대한 시민의식이 최근 너무 급상승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높은 교육열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학교와 교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광수  교육의 질을 결정하면서 동시에 학부모들이 바라는 것은 우수교사 확보와 명문 학교라는 결론이 나왔다. 우선 양산지역에 우수교사가 없는 것은 아닐텐데 무엇이 문제인가.


최정대  양산지역 학교가 신규 임용교사들의 집결지 내지는 타 시ㆍ군 근무연한을 넘긴 교사들이 잠시 머물다 거쳐가는 곳이라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 교사들의 복지와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인근 김해지역처럼 지역에 상주하면서 근무하는 서부경남출신의 우수한 교사들을 잡을 수 있다.


안윤한  양산지역 교사의 50% 이상이 인근 부산ㆍ울산 그리고 경남 등 타 지역에서 출퇴근하고 있다. 따라서 타 지역 출신 교사에 대한 사택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해외연수 기회 부여, 특별수당지급 등 차별화된

↑↑ 이상복
ⓒ 양산시민신문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구영건  교사들이 양산을 떠난다는 사실에 동의하지 않는다. 최근 교원인사를 살펴보면 큰 변화가 있다. 신규교사 발령율이 낮고 지역만기제가 생길 정도로 양산지역이 인기 근무지로 급상승하고 있다. 그 이유는 농어촌학교가 많고, 연구ㆍ시범학교 운영 가능성이 높아 승진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더욱이 교통이 편리하고 생활환경이 좋아 양산에서 근무하려면 4~5년 이상의 경력이 돼야 할 정도다. 하지만 이들이 교감ㆍ교장 등 관리직으로 승진한 후에도 계속적으로 머물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양산을 대표할 명문고교 시급
평준화 되기 전 집중 투자해야

조광수  다음은 학교 문제다. 중등교육의 질을 결정짓는 요인은 고등학교인데 양산지역 고등학교의 현안에 대해 토론해 보자.


안윤한  명문고등학교 육성이 가장 시급한 문제다. 타지역으로 나가는 학생과 교사들을 손가락질 할 것이 아니라 가고 싶은 학교, 근무하고 싶은 학교를 만들면 된다. 장학재단도 장기적인 목표는 명문고 육성이다.


최정대  명문고교를 결정짓는 요인은 결국 대학진학률인데, 항상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를 구별하는 것과도 같다며 갑론을박에만 그쳐왔다. 다시 말해 좋은 학생이 많이 가야 대학진학률이 높은지, 대학진학률이 높아야 좋은 학생이 많이 가는지와 같은 문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명확한 사실은 전자가 최선은 아니라 것이다.

 
↑↑ 박인태
ⓒ 양산시민신문 
올해 본교 출신 서울대 진학생 가운데 중학교 성적이 전교 130등이었던 학생이 있었다. 고교에 와서 어떻게 공부를 하느냐에 따라 대학진학이 결정되기에 학교는 어떻게 가르치냐가 중요하다.


박인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월 초 발표한 교육개혁안을 보면 ‘성적을 올리는 학교에 대폭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있다. 물론 양질의 인성교육도 중요하지만 고등학교의 경우는 명문학교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객관적인 데이터가 필요하다. 높은 대학진학률과 수능점수 등이 학부모들의 마음을 공격할 수 있는 고등학교의 무기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구영건  현재 양산교육청은 고교 입시설명회를 개최하고, 고교 정보 책자를 발간하는 등 ‘내고장학교보내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학부모들은 양산지역 고등학교에 대한 정보가 없다. 특히 물금신도시와 웅상지역으로 전학오는 학생이 늘면서 양산에 고등학교가 몇 개인지, 특목고가 있는지 등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학교를 선택하는 현상이 늘고 있다. 중3 학부모들에게 보다 유익하고 다양한 정보를 주기 위해 학교 자체적 홍보가 필요하다.


최정대  현재 광역시를 비롯해 상당수 중소도시가 고교 평준화를 했다. 경남지역 명문고로 잘 알려져 있는 마산고와 진주고 등은 비평준화일 때 육성한 학교들이다. 인근 김해지역까지 시작했을 정도로 고교 평준화가 대세이지만 여전히 양산지역은 비평준화가 지속돼 있다. 따라서 이때가 양산교육이 태동할 수 있는 좋은 시기다. 다시 말해 고교 평준화가 되기 전에 특정고교를 명문고로 육성해야 한다.


교육경비보조금 고교에 집중
전 고교 대상 인재육성특별반 운영


조광수  그렇다면 우수 명문 고등학교를 육성하기 위해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인가.


박인태  양산시에서 단위 학교에 지원하는 교육경비보조금이 올해도 89개 사업 21억원가량 되는 것으로 안다.

↑↑ 유연학
ⓒ 양산시민신문
하지만 점차 보조금이 학업증진보다는 학교시설 개보수에 편중되고 있다. 학교시설비는 교육청 예산으로 충당하고 교육경비보조금을 고등학교에 집중 지원한다면 5년 이내에 성과를 내는 명문고가 탄생하리라 기대한다.


이상복  지금까지 교육경비보조금을 활용해 다양한 사업을 펼쳐왔고, 또 앞으로도 펼칠 계획을 가지고 있는 일선 학교들이 이같은 사안에 대해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초ㆍ중학교는 물론 집중 투자대상에서 제외되는 고등학교까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안윤한  현재로서는 명문고 설립보다는 육성이 필요하다. 기존 고교에 투자해 키워나가자는 것이다. 현재 양산고가 2011년을 목표로 자립형 공립고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자립형 공립고는 자립형 사립고와는 달리 등록금이 일반고와 동일하며 매년 교과부에서 2억원이 지원된다.

 
↑↑ 구영건
ⓒ 양산시민신문 
그 외 교사초빙제, 신입생선발의 자유, 학사운영의 자유 등 자사고와 똑같은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지역의 명문고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정대  양산전역 고교를 대상으로 인재육성특별반을 운영해 보는 방안도 있다. 방과후수업의 일환으로 학교별로 우수인재를 뽑고, 또 우수교사를 뽑아 양산지역 대표 특별반을 꾸리는 것이다. 학생에게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물론 특별반 교사로서의 명예도 있어 교사간 경쟁도 유발돼 1석2조의 효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다.

서울대로 명문고 판단하면 안돼
고교 간 경쟁체제 구축해야


조광수  다음은 방청객들의 의견을 들어보자. 토론회를 경청하고 느낀 소감이나 생각 혹은 또 다른 의견이 있으면 허심탄회하게 말해 달라.


중부초 김상민 교장  교육은 성적이 다가 아니고 서울대, 연ㆍ고대 등 명문대 진학이 유일한 목표도 아니다. 명문대 진학을 위한 교육을 위해서는 과학고 등 특목고를 양산지역에도 설립하면 된다. 오늘 토론이 오로지 성적과 대학진학률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아쉽다.


양산제일고 최정배 교감  본교는 지난해 발표된 수능점수에서 전국 2천200여개 학교 가운데 82위를 하고 경남에서는 4위를 차지했다. 또 4년제 대학 진학률에서는 당당히 경남에서 1위를 했다. 그런데 서울대 진학 학생만 보고 명문대를 결정짓는다는 것에 오류가 있다고 본다.


양산남부고 김용학 교장  최근 지역균형선발, 입학사정관제 등 입시제도가 보다 다양해지고 있다. 이는 오로지 수능점수만이 아닌 다양한 영역에서 인재를 뽑겠다는 의도다. 따라서 모든 학교에 경쟁력이 있기에 양산지역 10개 고교간 경쟁체제를 강화하는 것이 특정학교를 명문화하는 것보다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30대 여성교사를 위한 학교 내 육아교실 운영 등의 지원이 뒤따른다면 우수교사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오봉초 정현태 교장  해당 지역출신 교사가 교육열이 높고 지역과 학교에 대한 애정이 더 많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따라서 양산은 지역출신 교사가 부족하다는 것이 큰 문제다. 앞으로 교육대와 사범대 진학을 권장하고, 장학재단 등에서 이들 학생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해 주는 것도 장기적인 방향으로 양산교육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라 생각한다.


조광수 좋은 동기로 출발한 알찬 토론회였다.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 더 잘 준비된 교육관련 토론의 장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 양산시민신문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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