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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영 민미협 양산지부장 미술심리치료사 | |
ⓒ 양산시민신문 |
어른이 되어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시간을 나눈다는 것은 드문 일이기도 하지만 특별하기도 하다. 굳이 오랜 시간을 함께 하지 않아도 내 얘기를 할 수 있고 가슴에 북받치는 얘기를 쏟아내며 서로의 눈물을 훔쳐내기도 한다. 때론 함께 분노하여 상기된 토론 자리가 이어지기도 한다. 그 열정 때문에 우리는 방학인데도 불구하고 함께 모여 영화치료 수업과 자체 세미나도 만들어 일주일에 한 번 씩 모임을 가졌다. 그중 가장 큰 공통 관심사는 교육이었다. 대부분의 연령대가 초등학교 아동을 둔 학부모 들이다. 학창 시절에는 나름대로의 전공을 한 각 분야의 전문가이겠지만 하지만 지금은 무엇보다도 ‘엄마’가 전공임에 틀림없다.
현 사회에서 제시하고 있는 창의적인 교육, 인성교육, 조기교육 등의 중요성에 대한 인지를 충분히 하고 있는 엄마들이라 실천과 관심은 대단하다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임을 인정하며, 아이를 존중하는 일, 아이의 감성을 키우는 일, 이 모든 것이 말하기는 쉽지만 실천에 옮기기란 그리 녹록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얘기한다.
예를 들어 엄마들은 종종 아이가 사고를 치면 왜 그랬는지를 묻기 전에 먼저 혼부터 내고 본다. ‘왜 그랬니?’라고 묻는 것이 우선적이어야 한다. 그러면 아이는 자신의 행동이 왜 그랬는지를 설명할 수 있게 되고, 만일 자신이 잘못했다면 자기가 말을 하는 동안 자신의 잘못을 쉽게 깨달을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왜 그랬니?’라는 질문 자체가 아이에게 엄마가 자신을 믿어준다는 신뢰감을 준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작은 것 하나도 실천하기 힘든 것을 인정한다. 아마 이것은 내 아이에게 적용하기 전에 나 조차 내 부모에게 받아 보지 못한 것 때문이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 스스로 확신하지 못하는 교육을 하게 되고 아이들의 열정을 시들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은 아닐까?
조기 교육 또한 그리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아침에 눈뜰 때 호기심을 갖게 하는 것, ‘우유는 어디서 나오는가?’, ‘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런 질문들은 너무 단순해서 대부분 물어볼 생각조차 하지 않지만 사실 질문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호기심을 갖고 질문하게 하는 것. 그리고 그 질문에 충실히 답변해 주려고 노력하는 것. 이것이 바로 조기 교육의 시작이다.
아이들이 무엇에 흥미를 느끼고 호기심을 갖는지 항상 주의 깊게 지켜보는 것 또한 감성 교육에서 중요한 일이다. 호기심을 늘 질문으로 풀어내는 아이들은 상상력 또한 풍부하다. 그러면 창의적 교육은 저절로 되지 않을까? 사실 이런 교육법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실천하기에는 그 아이가 다 자라서도 계속되어야 하고 또 완성되지도 않는다. 오히려 아이와 이런 반복적인 노력을 통해서 부모 스스로가 풍부한 어른이 되어가는 것 이다.
‘교육’이라는 단어조차 거론하기 어려웠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갖가지 세분화된 교육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요즘 엄마들, 자녀들의 손을 잡고 어디로 갈 것인가! 이왕이면 꼭 잡고 있는 내 아이의 손을 도서관으로, 미술관으로, 산으로, 들로, 내 이웃의 아픈 곳으로 안내하면 어떨까?
오늘도 따뜻한 가슴을 안고 모임을 함께 하는 동지같은 엄마들을 보면서 입학을 앞둔 아이들의 꿈이 그려지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