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고등학교 가운데 자율형사립고 수준으로 자율성을 확대하는 ‘자율형공립고’가 최근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박희태 국회의원이 교육정책토론회와 의정보고회 등에서 양산지역에 자율형공립고 유치 가능성이 있다는 공약을 제시하면서 양산교육계도 자율형공립고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자율형공립고가 가지는 교육과정의 자율성을 알아보고, 또 일반공립고와 자율형사립고와의 차이점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고교다양화 정책 일환으로 추진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는 현 정부의 주요 교육 공약사항이다. 이 프로젝트는 자율형사립고 100개, 기숙형고교 150개, 마이스터고 50개 등 300개교를 현 정부 임기 내에 설립하겠다는 정책이다.
이 가운데 자율형사립고는 학생의 학교 선택권 확대와 사립학교의 자율성 제고를 위해 일반 사립고교들만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교육과정 운영, 능력에 따른 무학년제 수업, 수업일수 증감 등 학사운영의 자율성을 부여하는 학교로 기존의 자립형사립고의 장점을 강화하고 사교육비 유발 등 문제점은 최소화하는 사립고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이같은 자율형사립고에 상응해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 바로 자율형공립고다. ‘자율형공립고’란 자율형사립고 수준으로 자율성을 확대하는 학교로, 각기 교육여건에 맞게 교육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자율형사립고, 자립형사립고, 특목고 등 고교 선택권이 넓어지면서 비교적 선호도가 덜한 일반공립고에 대한 대책마련으로 자율성과 책무성을 부여한 자율형공립고를 추진하게 된 것이다.
교원 초빙 100%, 연간 2억 지원
자율형공립고가 일반공립고와 차별화된 점은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공립고는 법으로 정해진 교육과정을 준수해야 하지만, 자율형공립고는 국민공통교육과정의 50% 범위 내에서 수업시수 조정이 가능하다. 수업일수도 일반공립고는 220일을 채워야 하지만, 자율형공립고는 최대 22일을 감축해 운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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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학생 선발은 광역 시ㆍ도별 모집이 가능해 양산은 경남 20개 시ㆍ군에서 우수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 또 시기는 자율형사립고와 달리 후기에 선발해 특수목적고나 자율형사립고에 떨어진 학생도 지원할 수 있다. 이 때 평준화지역은 선지원 후추첨으로 양산과 같은 비평준화지역은 필기고사없이 학교 자율로 뽑을 수 있다.
우수교원 확보에도 유리하다. 교장은 반드시 교장공모제를 통해 뽑고, 교사는 100% 초빙으로 임용할 수 있으며 교사배치도 자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무엇보다 교과부의 재정지원으로 인해 자율형사립고와 차별화된다. 학교 교육과정 개발비, 교원연수비 등 인건비와 학교운영비로 연간 2억원이 지원된다. 때문에 등록금이 연간 110만~150만원 수준으로 일반공립고와 동일하다. 반면 자율형사립고는 교과부 보조금이 없고 일반공립고 3배 정도로 등록금을 인상해 받을 수 있다.
전국 44곳…경남은 한 곳도 없어
현재 전국적으로 자율형공립고는 44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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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는 지난해 12곳을 선정했고, 지난 2007년부터 시범운영돼 왔던 개방형 자율학교 9곳 역시 자율형공립고로 전환되면서 21곳이 이달부터 개교했다. 또 지난달 24일 23곳을 추가 지정하면서 자율형공립고는 모두 44곳으로 늘어났다. 이번에 지정된 자율형공립고는 교육과정개발과 교원연수 등의 준비과정을 거쳐 내년 3월부터 운영될 예정이다. 교과부는 자율형공립고를 올해 하반기에 추가 선정하고 2012년까지 10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양산고, 자율형공립고 준비 박차
양산지역 역시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자율형공립고 유치에 나섰다.
명문고교 육성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만큼 자율형공립고 유치는 양산교육계의 최대 관심사다. 우수교원 확보는 물론 경남전역에서 우수학생을 선발할 수 있고, 교육과정의 자율성으로 탄력적 학사운영이 가능해 학생 개개인에 맞는 맞춤형 교육도 펼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더욱이 매년 지원되는 2억원의 예산과 더불어 기초자치단체의 재정지원도 유도할 수 있어 집중적 투자로 인한 명문고교 육성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양산지역에서 자율형공립고 선정에 나선 학교는 양산고등학교다. 60여년의 전통을 가진 양산고는 양산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일반공립고로, 지역사회 중심학교로 성장하겠다는 각오로 자율형공립고 선정에 나섰다.
양산고 최정대 교장은 “당초 자율형공립고는 자율형사립고가 있는 시ㆍ도로 제한해 경남에는 지금까지 단 한 곳도 선정되지 못했다”며 “하지만 서부경남지역에서 자율형사립고 지정을 준비하고 있어 올해 경남에서도 자율형공립고 선정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양산고는 이같은 정보를 바탕으로 교육계와 정치계와 함께 발빠르게 준비하고 있다”며 “명문고교 육성이 양산교육발전의 최대 과제인 만큼 ‘교육이 강한 양산’이 될 수 있도록 자율형공립고 유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