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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빛과 소금]수도사는 침묵으로 죽음을..
오피니언

[빛과 소금]수도사는 침묵으로 죽음을

양산시민신문 기자 324호 입력 2010/03/30 13:47 수정 2010.03.30 01:47



↑↑ 강진상 목사
평산교회
ⓒ 양산시민신문
작은 마을에 젊은 수도사가 부임해 왔다. 그는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가 기도하며 도와주었고 사람들은 그를 좋아하고 존경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동네 한 처녀가 아이를 갖게 되었고 사람들은 그 처녀를 에워싸고 돌로 칠 기세로 물었다. “너를 이 지경으로 만든 놈을 말하면 용서해주겠다” 다급한 처녀는 둘러서 있는 사람들 가운데 그 젊은 수도사를 가리켰다. 모든 사람이 놀랐다. 실망과 분노에 찬 사람들은 그 수도사를 돌로 쳐 죽이고 그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얼마 후 피투성이가 된 시신을 추스르던 몇 사람들이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 수도사는 남자가 아닌 여자였기 때문이다. 얼마든지 자신을 변호할 수 있었으나 그 수도사는 침묵으로, 마치 예수님처럼 죽음을 선택한 것이다.

지금은 기독교 절기로 부활주일을 앞둔 사순절이라 부른다. 사순절은 재를 이마에 바르며 죄를 회개하는 재의 수요일에 시작해 부활절 전까지 6주간 반 계속되며, 예수 그리스도가 광야에서 금식한 것을 본받아 주일(일요일)을 제외한 40일을 말한다. 특히 마지막 주는 고난 주간으로 그 절정을 이룬다. 그래서인지 작자 미상의 글이 가슴에 쌓인다. “주님, 저는 오늘 여러 종류의 사람을 만날 것입니다. 그들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슬퍼하는 사람을 만나면, 나를 도우시어 위로하게 하소서. 절망한 사람을 만나면, 나를 도우시어 격려하게 하시고, 나를 통하여 절망을 딛고 일어설 수 있게 하소서. 유혹에 넘어진 사람을 만나면, 부드러운 말로 권유하고 올바른 표양을 보임으로써 유혹에 항거하게 하소서. 무엇으로도 만족하지 못하며 불평불만으로 가득한 사람을 만나면, 나를 도우시어 일이 나쁜 것이 아니라 사람의 생각이 비뚤어졌음을 깨닫게 하소서. 행복에 겨운 사람을 만나면, 그들의 기쁨에 동참하게 하소서. 그들을 시기하지 않게 하소서. 오늘 만나는 모든 이들의 생각과 마음에 드는 사람이 되어 가는 곳마다 기쁨과 행복의 사도가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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