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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안전한 하굣길, 우리 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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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하굣길, 우리 손으로

임아현 기자 mjppoppo@ysnews.co.kr 입력 2010/04/06 10:13 수정 2010.04.08 01:49
상북 자율방범대 학생 안전귀가 위해 차량운행

학교 주변, 공원 등 우범지역 순찰까지 도맡아




ⓒ 양산시민신문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사건이후 청소년 성폭력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늦은 시간에 귀가하는 자녀들을 가진 부모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청소년들의 안전 귀가를 위해 상북 자율방범대(대장 박성의)가 나섰다.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안전한 밤거리를 위해 노력하는 야무진 일꾼. 작은 봉사라고 생각한다지만, 결코 그 의미는 작지 않다.

밤 9시 20분 양주중학교 앞.
상북 자율방범대 차량이 공부를 마친 학생을 기다리고 있다. 양주중학교(교장 정회규)는 지난해부터 다소 열악한 농촌지역 특성과 방과 후 돌봄이 필요한 학생들의 수요를 고려한 교육프로그램이 없을까 궁리하던 끝에 학생들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도록 야간공부방을 개설했다.

올해는 지난해 보다 3배가 넘는 학생들이 야간공부방을 이용하기로 했지만 문제는 학생들의 귀가. 학생들이 늦은 시간 버스를 타더라도 소토나 좌삼, 내석 등은 어둡고 인적이 드문 골목이 많아 집으로 가던 학생들이 자칫 피해를 볼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상북 자율방범대가 나서 지난 3월부터 원거리 통학생 30여명의 차량운행 지원을 하고 있어 학생들과 학부모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박성의 방범대장은 “사교육이 없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교장선생님의 의지와 학부모연합회의 열정, 그리고 우리 아들딸ㆍ조카의 안전한 귀가를 위한다는 대원들의 마음이 합쳐져 차량지원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저씨, 오늘도 감사해요”


매일 방범대원은 9시부터 차량점검을 한다. 차량점검까지는 대충해도 될 법 한데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꼼꼼하게 점검해야 된다며 분주하다. 점검 후 아이들을 안전하게 집앞까지 보내고 나니 어느새 밤 10시가 훌쩍 넘었다.

친한 형의 권유로 자율방범대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는 서영화 사무장은 조별로 돌아가며 운전하게 되면 아이들 얼굴 익히기가 어려울 것 같아 친해지기 위해 매일 운전을 도맡아 하고있다. 그래서 이제는 제법 얼굴을 익히게 된 학생들과 인사도 주고받는다고.

신용철 대원은 차량이 부족한 자율방범대를 위해 기꺼이 개인 승합차로 아이들의 안전귀가를 책임지는 열성대원이다. 모두들 매일같이 봉사하는 게 힘들텐데 힘든 내색 하나 없다. “우리 아들ㆍ딸, 조카, 후배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 보람을 느낀다”며 학생들과 주변의 감사인사 한마디면 힘든 것을 싹 잊게 된다고 한다.

이처럼 상북 자율방범대는 상북에서 나고 자라, 양주중 16회 졸업생인 박성의 대장을 비롯해 양주중학교를 졸업한 대원들이 대부분이다. 우리 이웃, 선후배, 친구인 40여명의 대원들이 모여서인지 상북 자율방범대는 가족 같은 끈끈한 정으로 뭉쳐있다.

ⓒ 양산시민신문


우범지역 순찰도는 치안 파수꾼


상북 자율방범대는 차량지원뿐 아니라 학교근처 곳곳에서 순찰을 돈다. 학교와 양주공원 주변, 골목길 등 각종 범죄 우발지역 순찰을 돌며 밤길 치안의 파수꾼으로 학생들이 마음편히 다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야간 공부방에서 집으로 귀가하는 최다현 학생(양주중2)은 “매일 늦은 시간에 엄마, 아빠 같은 분들이 곳곳에서 지도해 주어 밤길이 무섭지 않다”며 “매번 감사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표현하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아저씨, 아주머니, 안전한 하굣길을 책임져 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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