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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부동산 칼럼]20대의 ‘내 집 생각’과 부동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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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칼럼]20대의 ‘내 집 생각’과 부동산 투자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0/04/20 11:10 수정 2010.04.20 11:24



↑↑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
ⓒ 양산시민신문
20대 초ㆍ중반의 대학생들에게 물어봤다. 부동산과 관련해서 무엇이 제일 궁금하냐고? 답변은 다양했지만 몇 개의 키워드로 정리되었다. 집값의 시세 변화, 부동산투자, 부동산시장 등이 주된 관심사였다. 물론 질문에 대한 호응과 정도는 높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의 5~60대 장년세대와는 전혀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선입견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이들 젊은 세대에게 기성 세대와 비슷한 부동산관(觀)이 느껴지는 것은 무엇일까?

그런 호기심으로 다시 물었다. 나중에 결혼하거나 30대 이후 ‘내 집을 갖고 싶냐?’고.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듣기 위해 ‘내 집을 갖더라도 소유하겠느냐 아니면 임대로 살겠느냐?’로 다시 고쳐 물었다. 답변을 안 한 몇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분명한 답변이 확인됐다. 답한 학생들의 반은 ‘보유’, 반은 ‘임대’. 반은 내 집을 가져야 하겠다는 성향이 강한 반면, 반은 내 집을 보유하기 보다는 임대로 살겠다는 뜻이다. 결과로 보면 젊은 세대들의 변화된 주거관처럼 보이지만 앞의 질문과 오버 랩(over-rap)시키면 현재의 장년들과 유사한 부동산 마인드가 형성되어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부동산시장의 변화에 대한 여전한 관심이 그렇고 특별히 달라지지 않은 주택에 대한 관심 역시 그렇다.

무엇일까? 왜 이들은 그들의 부모 세대와 같이 부동산에 대한 강한 관심 또는 집착의 소견을 보일까? 질문은 다소 거창하지만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이들 젊은 세대가 부동산으로 자산의 대부분을 형성한 개발시대와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직ㆍ간접적으로 부동산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의 자녀 세대들이기 때문이다. 부모로부터 유전적으로 부동산 DNA를 물려 받았기 때문이다. 부동산투자에 대한 관심이 적더라도 시장에서 경합해야 할 수요자들이 많다는 것은 ‘물건’에 따라서는 가격 상승 여지가 그 만큼 높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베이비 붐 세대의 이들 자녀 세대를 베이비 붐에 의해 만들어진 메아리 같다고 해서 ‘에코 부머(Echo boomer)’라 칭한다.

그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에코 부머)가 30대 경제주체로 성장하는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신규 주택수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에코 부머들의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부모 세대의 영향으로 여전할 지라도 투자 행태와 판단가치는 부모 세대와는 분명 다르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의 투자환경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첫째, 주택에 대한 절대부족의 시대는 지났다는 점이다. 2008년 현재 추계된 신주택보급률은 100.7%이다. 선진국 수준인 110% 이상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우리나라 6~70년대 수준에 비해서는 괄목할만하다. 그 만큼 높은 투자 수익률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다. 둘째, 베이비 부머 세대에 의한 아파트 위주의 투자패턴에서 아파트 이외의 주택에 대한 주거선호가 커질 수 있다. 이것은 에코 부머들에 의한 집단적 수요의 확대에고 불구하고 특정 아파트 이외의 선호 주택의 변화와 세대원수의 감소로 인한 선호 주택규모의 변화로 인해 이전과는 다소 다른 주택수요가 형설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시장 세분화(segment)가 촉진 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베이비 부머들의 집단적 주택 수요는 다수의 신도시 건설을 통해 해소되었으나 에코 부머들의 수요는 도시재생이라는 도심 활성화에 힘입어 구도심 또는 지역 중심에 집중될 수 있는 바 입지 고정성의 특성을 갖는 부동산의 특성상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환경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자산) 가치의 변화는 인구변화에 기인한다. 인구구조학적인 수요의 증가는 다분히 가격상승 압력의 배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장년층과 많이 닮아있는 듯 하면서도 다른 20대의 ‘내 집 생각’은 우리나라 주택유형의 다양화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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