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이 저연령화 되고 지능화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중심에는 청소년들이 즐겨 사용하는 온라인 게임과 휴대전화를 빼놓을 수가 없다.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학교폭력예방교육을 하다보면 온라인 게임과 휴대전화를 통해서 일어나는 언어․심리적 폭력이 오프라인에서의 신체적 폭력이나 집단 괴롭힘으로 연결된다는 신고가 많다. 학교와 교실에서 나타나는 집단폭력과 따돌림 문화가 온라인에서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다.
Q. 초등학교 6학년 부장교사입니다. B라는 친구에 대해 한 달 전부터 아이들 사이에 안티까페가 개설되어 온라인상에서 욕과 협박성 글을 쓰며 왕따임을 소문내고, 오프라인 상에서도 폭력 상황-집에 가두어 옷에 낙서하고 찢기 행동-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B는 같은 반 친구 아이디로 안티까페에 들어갔다가 내용을 알게 되었고 담임선생님에게 신고하였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조사해보니 다수의 아이들이 B의 안티까페 강제 가입 또는 놀지 말라는 협박을 받았고, 같은 학년 학생 대부분이 이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번 일을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까요?
A. 뜻밖의 사건을 접하고 많이 당황스럽고 놀라셨을 듯 합니다. 정확한 상황파악을 위해 가해학생 규모와 카페에 올라와 있는 글 그리고 피해자 진술 및 주변 친구들의 피해사실을 면밀히 조사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우선 피해자를 위한 상담이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폭력 피해는 드러난 상처보다 심리적 충격과 그 여파가 꽤 오랫동안 지속되기 때문에 사건 해결 후에도 충분한 상담지원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가해자에 대한 조치도 즉각적으로 필요합니다.
가해자가 여러 명으로 구성된 집단일 경우, 다 같이 참여하는 집단상담이 좋습니다. 사건에 대한 인식, 자신들의 입장 드러내기 등을 통해 스스로의 행동에 대한 자각이 이루어지고, 피해자가 겪었을 어려움에 대한 공감과 이후 생활에서의 다른 모습 정하기 등의 순으로 상담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이 과정이 있어야만 진심어린 반성을 이끌어 낼 수 있고, 피해자와의 온전한 화해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같은 학년 대부분의 학생들이 사건에 대해 알고 있었고 가입을 통해 동참하거나 또는 알아도 모르는 척하는 방관자적인 행동에 대한 학교폭력예방교육을 학급별로 실시하여 방관자는 또 다른 가해자임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교사들의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대처방안을 공유하기 위해 교사 대상 학교폭력예방 연수도 병행하시면 더욱 효과적일 것입니다.
청소년은 온라인에서의 폭력이 실생활에서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보다 강하게 표출하게 되고, 이로 인한 피해 학생의 상처나 2차적인 오프라인 폭력은 더욱 가혹하다. B는 개인상담과 함께 가해자들에게서 진심어린 사과를 받고 서서히 회복하고 있으며, 가해자 역시 친구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 도움을 요청하는 상담전화를 하며 갈등을 해결하는 모습들을 보였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온라인 세상 역시 사람이 만드는 것인지라 사이버 환경에 미숙한 부모나 교사는 새롭게 익혀야 아이들과 만날 수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이미 한 몸이다. 어른이 알려고 하지 않는다면 어른이 미아가 되는 세상이다.(☏ 372-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