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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가야진사의 마지막 제향
사회

가야진사의 마지막 제향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330호 입력 2010/05/11 09:57 수정 2010.05.11 09:57
4대강 사업으로 1천300년 명맥 ‘가야진사’ 이전 불가피

보존회 “용신제 이어갈 수 있게 정부차원에서 지원해야”



지난 5일 원동면 용당마을 옛 나루터 앞에서 열린 제14회 가야진용신제가 현 가야진사에서 지내는 마지막 제향이 됐다. 신라시대부터 이어오던 가야진용신제(伽倻津龍神祭)를 지내는 제례공간인 ‘가야진사(伽倻津祠)’가 4대강 정비사업으로 이전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시와 가야진용신제보존회에 따르면 경남도 민속자료 제7호인 가야진사가 정부에서 추진 중인 4대강 정비사업 대상부지에 포함돼 이전이 불가피한 상황. 현 위치에서 150m 떨어진 용당뜰 북동쪽으로 이전할 계획으로 정확한 장소와 이전 부지 규모 등은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삼국사기 기록에 의하면 가야진용신제는 신라초기부터 전해 내려오는 국가적 제례의식의 하나이다. 일제 강점기에 일제의 탄압으로 가야진사가 헐리고 제향이 금지돼 명맥이 끊어질 위기에 놓였지만, 지역 주민이 천태산 비석골 사당에서 밤중에 제수를 운반해 제사를 지내며 그 맥을 이어갔다.

광복 이후 현 가야진사 위치로 다시 옮겨왔고, 1983년 가야진사가 경남도 민속자료 제7호로 지정되면서 원동면 용당마을 주민과 원동면민이 가야진용신제보존회를 구성해 역사적 고증과 발굴ㆍ복원작업을 시작했다. 1997년 드디어 가야진용신제가 경남도 무형문화제 제19호로 지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후 2006년 12월 무형문화재를 전수ㆍ발전시키기 위해 가야진사 옆에 가야진용신제 전수관이 설립됐다. 또 지난해 4월에는 1778년 성균관에서 발행한 <춘관통고> 권40에서 가야진용신제 제단 원형이 발견, 제단 고증 작업이 마침표를 찍게 되어 제단 설치와 주변 정비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4대강 정비사업을 위해 원동면 일대 122만5천㎡을 준설해 강폭을 넓히기 위한 설계 작업을 추진하면서 가야진사가 있는 위치까지 수몰되게 된 것. 이에 1406년(태종6년)에 세워진 가야진사가 허물어지는 것은 물론 10억여원을 들여 건립한 가야진용신제 전수관도 건립 4년 만에 무용지물이 됐다.
지난 5일 가야진용신제 제향현장에서 만난 가야진용신제보존회 이희명 이사장은 “선조들의 손때와 정성이 묻어 있는 제당에서 지내는 마지막 용신제라 더욱 마음이 아프다”며 “그래서 인지 오늘 출연한 모든 참제원와 풍물잽이들이 이마에서 땀방울이 흘러내릴 정도로 열심히 제를 지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덧붙여 “가야진용신제는 국가제례 가운데 중사(中祀)에 해당돼 당시 관찰사가 칙사로 제례를 지냈고 현재 유일하게 양산에서만 명맥을 잇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그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비록 가야진사가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뒤로 한 채 이전되지만 가야진용신제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게 시는 물론 정부차원에서 보존ㆍ전수ㆍ발전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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