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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언 양산대학 전자정보미디어과 교수 | |
ⓒ 양산시민신문 |
당시 CDMA(Code division multiple access 코드분할다중접속) 와 양대 진영이었던 GSM(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은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ETSI)에 근거하여 이미 표준화에 성공하였으며, 일본에서는 일찍이 90년쯤 GSM 디지털 통신을 표준규격으로 하였고, 93년 유럽의 모든 국가는 GSM을 표준으로 디지털통신망을 구축하여 국가간 서로 로밍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리고 최초의 2세대 통신기술이었기 때문에 전 세계의 대부분 나라는 GSM을 채용했거나 채용 예정이었다.
이렇게 세계적 구도가 GSM 방식을 채택 하는 것이 당연시 될 때 한국은 과감하게 이 사안을 국책연구과제로 지정하여 체신국(현재 정보통신부)에서 담당하면서 각고의 정책논쟁 끝에 결국 국가의 사활을 걸고 CDMA 기술을 도입하기로 결정하게 된다. CDMA의 기술을 설명하면 원래 미군에서 군사용으로만 제한적으로 사용되던 방식으로, 아날로그 신호로 음성을 주고받던 것에서 음성을 0과1의 디지털 신호로 바꿔서 압축하여 전송하는 기술이다. 이러한 디지털 방식을 사용하면 기존의 통신방식보다 데이터의 손실률이 적어져서 통화품질을 높이고, 주파수의 효율적인 활용과 보안기능이 뛰어나고 많은 가입자 확보가 가능하여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보다는 많은 장점을 가진 통신방식이다.
그때 당시 전문가를 포함해 상당수 사람들은 언젠가는 TDMA방식 중 하나인 GSM을 선택하지 않은 것을 후회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지만 그 이후 한국의 과학자들은 세계최초로 CDMA 상용화에 성공했고, 연이어 GSM 기술보다 월등한 세계 최고 기술로 개발되었다. 따라서 그 정책적 선택에 따른 각고의 노력으로 한국이 ‘IT강국’의 이미지로 변모할 수 있었으며, 상용화 이후 후발 통신 국가였던 한국은 지금도 땅을 치며 후회하고 있는 일본에게 통신 원천기술을 역수출하는 위치가 되었으며, 더불어 이동통신 서비스 운용능력도 세계적인 수준에 오르게 되었다. 그때부터 세계의 이동통신 역사는 한국이 주도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만약, 한국도 다른 여러 나라와 같이 GSM방식을 채택했다면 과연 현재 IT 강국이라는 영광을 안을수 있었을까? 필자는 ‘아니오’라고 단칼에 잘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CDMA를 채택한 것은 범국가적이고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따라서 이러한 선례가 국가정책 채택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각인 시켜주는 대목이며, 이러한 선례를 바탕으로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국가발전 주요 전략으로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여러 국책 연구과제를 책임지는 관계자분들이 국가의 100년을 내다보는 철저한 심미안과 삼인구사(三忍九思)하는 자세가 그 어느때보다 필요하다 할 것이다. 또한, 필자는 개인적으로, 관련분야를 연구 하는 일원으로서 많은 반대와 폄하하는 주위의 잡음에도 굴하지 않고 진심진력(眞心盡力)을 다한 당시 정책책임자 관계자분들께 경하 드리는 마음 지금도 변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