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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빛과 소금]신중한 사자와 경솔한 여우..
오피니언

[빛과 소금]신중한 사자와 경솔한 여우

양산시민신문 기자 331호 입력 2010/05/18 10:46 수정 2010.05.18 10:46



 
↑↑ 강진상 목사
평산교회
ⓒ 양산시민신문 
숲 속 동물의 세계에서 사자는 동물 중의 동물이요, 동물의 왕으로 대접을 받았다. 하루는 꾀 많은 여우가 ‘도대체 사자의 어디가 잘났기에 모두들 그를 왕으로 대접하는 거지’라는 생각을 품고서 사자의 행동거지를 관찰하기로 마음먹고 사자가 지나가는 길목의 나무 위로 올라가 기다렸다. 이윽고 여우 가까이로 다가온 사자는 무엇을 보았는지 눈을 크게 뜨고 코를 벌름거리는 것이었다. 여우는 간이 콩알만 해졌다. 그러나 자세히 내려다보니 사자가 노리는 것은 자기가 아니라 아무 것도 모른 채 풀잎을 뜯어먹고 있는 토끼였다. 사자는 토끼를 잡고자 몸을 있는 대로 움츠리더니 온 힘을 앞발에 모았다. 그리고 두 눈은 오직 토끼에게로 초점을 맞추더니 순간 날쌔게 덮쳐들어 토끼를 잡았다.

사자가 사라지자 숨을 죽이고 있던 여우가 나뭇가지에서 뛰어내리며 입을 열었다. “아니, 동물의 왕이 뭐 저 모양이지. 그까짓 토끼 한 마리 잡으려고 저렇게나 힘을 쓰다니” 깔깔대는 여우의 모습은 정말 가관이었다. 그런데 때마침 토끼 한 마리가 지나가는 것이 아닌가. 여우는 이때다 싶어 날쌔게 토끼에게 덤벼들었다. 그러나 그렇게 쉽게 잡힐 토끼가 아니었다.

이제까지 여우를 지켜보던 늙은 곰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며 숲에서 나왔다. “이봐, 여우 양반! 이제 알겠는가! 왜 다들 사자를 왕으로 모시는지 말이야. 사자는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경솔히 행하는 적이 없다네. 또 중요한 일에는 중요한 대로 신중하지. 어찌 자네 같은 여우가 감히 사자와 비교될 수 있겠나” 그제야 여우는 큰 자는 늘 신중함을 보이고, 작은 자는 경솔함을 보이는 까닭을 알게 되었다.

마크 트웨인은 ‘이브의 사랑 일기’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언제나 신중해야 한다는 걸 나는 직감으로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최근 6.2 지방 선거를 앞두고 모 정당의 후보 번복 사태는 누가 뭐라 해도 신중하지 못한 처사이다. 시민으로부터 신뢰받고 선거에서 승리하고 싶은가? 여우와 같은 경솔함을 버리고 사자처럼 신중해라! 그래야 동물의 왕으로 대접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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