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학교명을 선정하는데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남도교육청이 지난달부터 내년 3월 개교 예정인 양산1고등학교(가칭)와 특수학교 양산상북학교(가칭)의 교명을 공모했다. 이는 지역주민과 학부모들의 의견을 반영해 학교 교명을 짓기 위한 것으로 교직원, 학부모, 주민이라면 누구나 교명공모에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공모에 제출된 의견은 학교별 2개로, 특수학교는 양산지역 최초로 개교한다는 특수성을 감안해 볼 때 교명제안 참여도가 상당히 낮은 상황.
또한 7월로 예정돼 있는 교명심의위원회는 도교육청 국ㆍ과장과 도의원, 교육의원, 도문화원장 등으로 구성, 교명을 최종적으로 선정하는데 있어 양산지역 주민의 의견과 정서가 반영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지역의 대표성과 역사성을 충분히 고려하고, 지역민들의 의사를 다양하게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앞서 개교한 양산지역 일부 학교의 교명이 이러한 사실이 고려되지 않은 채 지어져 혼란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양산1고등학교(가칭)와 같이 물금 범어리에 위치해 있는 물금고등학교의 경우 지역명을 딴 교명이라면 ‘범어’라는 지역명을 사용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신도시 3단계 조성 이후 물금읍 물금리에 고등학교가 신설된다면 교명에서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지역명만 강조해 교명을 지어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많다.
2008년 개교한 황산초등학교의 경우, 바로 옆에 범어중학교가 있지만 연계성이 전혀 없는 ‘황산’이라는 교명으로 지어지게 됐다. 이는 2007년 범어중학교가 개교할 당시 초ㆍ중학교가 연계성을 가질 수 있도록 교명을 짓는 것이 어떠냐는 주장이 나왔지만 지역명칭만을 고집해 현재의 ‘범어중학교’라는 교명으로 선정된 것이다. 기존의 ‘범어’라는 교명을 가진 초등학교가 있기 때문에 황산초는 결국 범어중학교와는 상관없는 교명으로 지어져야만 했다.
또한 2006년 개교한 신주중학교는 처음에 신설될 학교의 교명은 옛 지명을 따 신주(神主)로 짓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학교명에 ‘귀신 신(神)’이 들어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엇갈리면서 ‘새로울 신(新)’으로 대체됐다. 하지만 신주(新主)도 논란을 빚기는 마찬가지. 한자의 음만 같다고 바꿔 특별한 의미를 내포하지 않은 자연스럽지 못한 교명이 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미 있는 단어를 짜맞추어 복합어를 만드는 안이한 교명도 있다. 신양(新梁)초등학교는 신도시 양산을 줄인 교명으로, 양산 신도시에 이미 개교했고 앞으로 개교할 학교가 수도 없이 많은데 ‘신양’이라는 교명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따라서 단순히 지역명을 따서 짓는 방법, 조어를 사용하는 방법 외에 양산지역 역사 속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명칭이나 아름다운 순수 한글로 짓는 등의 다양한 방법들이 모색돼야 한다는 것. 더욱이 교명심의위원회 위원은 교육청과 학교 관계자뿐 아니라 지역역사와 지명유래 등을 잘 알고 있는 지역주민들이 많이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