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이명진 양산대학 관광외식계열 교수 | ||
ⓒ 양산시민신문 |
2010년 월드컵 개최지로 알려지기 전까지 남아공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흑인인권운동가로 투쟁하다 종신형을 선고받고 26년 만에 출소해 1994년 최초의 흑인대통령에 오른 넬슨 만델라(Nelson Rolihlahla Mandela) 대통령과 케이프반도 남단에 있는 희망봉뿐이었다. 지구를 반 바퀴 돌아 아프리카 대륙의 남단에 위치한 남아공은 우리의 관심을 끌기엔 너무나 먼 나라였다.
그런데 2010 월드컵이 남아공에 대한 우리의 관심을 바꾸어 놓았다. 아직 치안이 불안하지만 태극전사들을 응원하러 붉은악마가 남아공으로 출발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고, 우리들도 6월 11일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개막전이 열리는 6월 11일 남아공 와인을 한 잔하며 세계인의 축제 2010 FIFA 월드컵을 즐겨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남아공 와인이라? 혹 남아공에서 와인을 생산하는 것을 아는지 모르겠다. 와인하면 우리는 으레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칠레, 호주 등을 떠올리지만 남아공의 와인 역사도 만만찮다. 올해로 남아공의 와인 역사는 351년이 되었단다. 전 세계에서 생산량으로는 9위를 차지하고 소비량에서는 8위를 차지한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남아공대사관을 중심으로 남아공 와인 홍보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시장을 겨냥해 다채로운 시음회와 이벤트를 정기적으로 개최하여 많은 와인애호가와 소비자들의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5월 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8회 서울국제주류박람회에서 남아공월드컵을 맞이하여 ‘남아공 소믈리에 월드컵 대회’가 열렸다. 국내 소믈리에들과 와인 애호가들이 남아공 와인에 대해 좀 더 잘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장이었다. 남아공대사관과 남아공와인협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이 대회의 우승자는 올 10월 남아공에서 열리는 본선에 진출할 기회를 제공 받았다. 세계의 유명한 소믈리에들과 실력을 겨루고 남아공 와인을 실컷 마실 수 있는 꿈같은 기회를 잡은 행운아는 우리 대학 관광외식계열에 출강하는 이승훈 소믈리에다. 다시 한 번 축하의 인사를 보낸다.
남아공와인의 역사는 165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케이프 주에서 처음으로 재배한 포도로 와인을 만들었다. 그 당시 케이프 주지사였던 얀 반 리빅(Jan Van Riebeek)은 “하느님 감사합니다. 케이프에서 자란 포도로 첫 와인을 만들었습니다”라며 감격했다. 그로부터 350년이 지난 오늘날 남아공 월드컵과 함께 우리 곁으로 남아공 와인이 찾아왔다.
남아공에서 재배하는 포도품종은 많지만 그 중에서도 삐노따주(Pinotage)가 가장 유명하다. 삐노따주는 남아공에서만 생산되는 유일한 포도이다. 삐노따주로 만든 와인은 세계적으로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아 인기를 끌고 있다. 삐노따주와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할 와인이 슈냉블랑(Chenin Blanc)으로 양조한 와인이다.
마트에 가면 와인숍에서 남아공 와인이 있나 유심하게 살펴보라. 눈에 보이면 얼른 사서 6월 한 달 동안 월드컵을 보면서 열심히 마셔 보자. 붉은 악마와 함께 태극전사를 응원하러 남아공으로 갈 순 없지만 남아공의 와인을 마시며 축배를 들면 꼭 케이프타운 그린 포인트 경기장에서 열리는 4강에서 승리한 것 같지 않겠는가. 아니 우리 국민들의 승리를 향한 염원이 이루어질 것이다.
‘무지개의 나라’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는 남아공은 삐노따주로 만든 와인이 유명할 뿐 아니라 다채로운 자연환경을 가진 관광하기 좋은 나라이다. 로빈 아일랜드(Robben Island), 성 루시아 습지공원(Greater St. Lucia Wetladn Park) 등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유산이 7곳이나 있는 곳이다. 남아공 주요 포도재배지역인 ‘와인랜드’도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와인관련 체험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관광코스가 마련되어 있다. 너무 멀어 갈 수는 없지만 혹시 다음에 기회가 되어 방문하게 된다면 ‘4강의 신화를 다시 이룬 2010 월드컵’을 떠 올리며 와인 한 잔 기울이는 것도 멋진 일이 될 것 같다. 꿈꾸는 자만이 이룬다는 말이 있듯 무지개의 나라 남아공을 찾아가는 그 날을 꿈꿔보자.
그 날이 언제가 될지 아득하다면 6월 9일에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리는 제5회 남아공 와인축제에 참가하여 남아공을 느껴 보는 것은 어떨까? 케이프타운을 연상케 한다는 해운대에서의 남아공 와인축제는 남아공 와인과 함께 다양한 남아공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관심 있는 사람들은 참여해서 남아공 월드컵의 승리와 남아공 와인의 매력을 느끼면서 승리의 함성 ‘오 대한민국’을 소리 높여 미리 외쳐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