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화요살롱]솔로몬이 구한 것..
오피니언

[화요살롱]솔로몬이 구한 것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0/06/08 10:01 수정 2010.06.08 10:01
왕의 역할을 잘 하기 위하여

‘듣는 마음’을 구한 솔로몬처럼

내 아이도 자질의 핵심을 찾아

스스로 진로를 결정하기 바래



 
↑↑ 박미경
영산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 양산시민신문 
고등학교 졸업을 하고 대학 입학을 기다리는 딸아이를 가족의 대표로 집안행사에 보냈다. 동행하신 외할머니께서는 그 아이가 어떤 직업을 가지면 살기가 편할 것이라고 하시면서 그런 직업을 갖는 전공을 선택하라고 아이를 설득하셨고, 아이는 특별히 의견을 말씀드리지 않고 듣기만 하였단다.

아이가 당신의 제안을 받아 들이셨다고 생각하신 할머니께서는 모이신 집안 어른들께 손녀가 어떤 직업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단다. 그 이야기를 들은 할아버지께서는 살기 편하다고 직업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시면서 어떤 직업을 가지든지 쉬운 일이 아니므로 그 일을 정말 좋아해야 한다고 하셨단다.

교수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공부하고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고, 의사가 되고 싶은 사람은 환자를 돌보고 병을 고치고 연구하는 것을 진정으로 좋아해야 한다고. 딸아이는 요즘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수학과 과학, 미술이라는 상반된 분야에서 전공을 정하기 위하여 고민하고 있다.

나는 아이가 어릴 적부터 어떤 직업을 가지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어떤 사람이 되라는 이야기를 하였고,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것이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아이를 부모의 짧은 판단과 욕심으로 제한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아이가 대학 지원을 하면서 혼란스러워 하였다.

부모들의 꿈을 따라 지원할 대학과 전공을 미리 정하고 고민하지 않는 친구들을 보면서 초조해하고, 엄마는 자신의 진로에 대하여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다고 혼자서 자신의 미래를 결정해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 울기도 하였다. 나도 엄마로서 내 아이가 편히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고 은근히 내 의견을 말하고 싶은 충동도 느끼지만, 아이가 스스로 고민하고 기도하고 조사하고 결정하는 것을 바라보고 자문을 구할 때 가능하면 중립적인 입장에 서려고 노력한다. 그것이 아이를 위하여 장기적으로 더 유익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번성을 가져온 다윗 왕이 죽고 그의 여러 뛰어난 왕자들 중에 평범하다고 할 수 있는 솔로몬이 왕이 되었다. 왕이 되자 그는 여호와께 일천 번제를 드렸다. 번제는 유태인들이 하늘에 드리는 제사의 한가지이다. 여호와는 솔로몬의 꿈에 나타나 “내가 네게 무엇을 해 줄꼬?”하고 물어 보셨다. 솔로몬은 자신이 왕의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듣는 마음’을 주어서 백성을 재판하여 선악을 분별하게 해 달라고 한다. 여호와는 그가 장수나 부나 원수의 생명을 구하지 않고 재판 할 때에 듣고 분별하는 지혜를 구하였다고 지혜롭고 총명한 마음과 부귀와 영광도 같이 주신다.

역사적으로 가장 지혜롭다는 솔로몬이 태어나는 순간인 것이다. 그 일 이후에 솔로몬은 그 유명한 재판을 한다. 한 집에 사는 두 여자가 아기를 데리고 와서 서로 자기 아이라고 주장하자 솔로몬은 칼로 아이를 나누어 주라고 한다. 당연히 아이의 엄마는 그것을 반대하여 상대방에게 주라고 하고 다른 여자는 내가 갖지 못하면 너도 갖지 못하여야 한다고 나누라고 한다. 결론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 누가 아이의 엄마인지는 명백한 것이다. 온 백성이 그 판결을 듣고 두려워하였고, 그의 나라가 견고하게 섰으며 외국의 왕들도 그의 지혜를 듣기 위하여 보물을 가지고 왔다.

‘듣는 마음’이 있다는 것은 자신이 모를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고 약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겸손한 마음이다. 상대방의 입장과 생각을 포용하고, 최선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 의견이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듣겠다는 넉넉하고 자신 있는 마음이다. 듣는 마음을 갖는다는 것은 누구나에게 중요하지만 왕에게는 특히 더 중요한 것이다. 솔로몬은 자기에게 주어진 왕이라는 직업의 핵심 자질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것을 갖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도 알고 있었다. 자신의 노력으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것을 여호와께 구한 것이다.

딸아이는 아직 전공을 정하지 않았고 자신의 진로를 놓고 계속 생각하고 질문하고 조사하고 기도하고 있다. 물론 나도 아이의 진로를 위하여 계속 기도할 것이다. 내가 내 의도하는 대로 아이의 생각을 조종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할 것이다. 아이들의 달란트를 잘 써서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사람들에게 유익하며 선한 열매가 가득한 삶을 살게 해달라고 기도하였고 그 기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솔로몬처럼 가장 핵심된 것이 무엇인 줄 알고 그것을 구하는 사람이 되라고 기도할 것이다. 다 같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많은 사람들의 네트워크가 이루어지기를 기도 할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 아이들의 시대에는 선하고 아름다운, 살기 좋은 시대가 되기를 기도하며 기대할 것이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