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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지난해 양산지역에 영주귀국한 사할린 동포들이 6.2 지방선거를 맞아 지난 2일 고국에서 처음으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사할린 동포 영주귀국협의회 박장녀(71) 반장은 “한국으로 영주귀국한 뒤 맞는 첫 선거여서 며칠 전부터 회원들과 투표방법부터 시간, 준비물까지 꼼꼼하게 챙겼다”며 “지역을 위해 일하는 일꾼을 뽑는 만큼 모두들 후보들도 유심히 살펴보고 투표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영주귀국해 살고 있는 상북면 국민임대아파트에서 투표소까지는 걸어서 10여분 거리다. 이날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해 투표권을 가진 사할린동포 1세대 뿐 아니라 아직은 투표권이 없는 사할린 동포 2세대까지 모두 70여명이 함께 투표소를 찾았다. 나들이를 떠나듯 길을 나선 이들의 얼굴에는 연신 웃음꽃이 피었고 또 설레임도 가득했다.
박이자(64) 씨는 “만 65세가 되지 않아 아직 투표권은 없지만 고국에서 투표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궁금하고 또 의미 있는 일인 것 같아 그 현장을 보기 위해 일부러 투표장에 왔다”며 “다음 선거부터는 나도 꼭 참여하고 싶다”고 살짝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첫 투표는 만만치 않았다. 더욱이 이번에는 1인 8표제라는 복잡한 선거형식으로 한국 선거문화에 익숙한 일반인들도 다소 긴장하며 투표에 임하고 있기에 사할린 동포들의 긴장감은 배가 됐다.
투표함이 헷갈려 엉거주춤하는 모습이 자주 연출됐고, 기표소에 두 명의 동포가 함께 들어가기도 하는 등 여기저기서 실수를 연발했다. 또 한국어가 아직은 서툰 동포들에게 다른 동포들이 투표참관인의 설명 내용을 통역하면서 한동안 투표소에서 러시아어가 울려 퍼지기도 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남종수(72) 씨는 “러시아에서도 투표는 해봤지만 생각보다 더 복잡하고 어려운 것 같다”며 “하지만 투표참관인들이 동포들을 알아보고 특별히 꼼꼼히 설명해줘 고국에서의 첫 투표를 잘 마친 것 같아 매우 뿌듯하다”고 유쾌하게 웃었다.
한편 양산지역 사할린 동포는 일제강점기에 강제 이주된 부모를 따라 나선 1세대와 현지에서 태어난 2세대 동포 40가구 80명으로 지난해 10월 고국 땅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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