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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제가 만약 이 학교의 교장이 된다면…”
지난 16일 오후 양산교육청 2층 소회의실. 8월 말로 교장 임기가 끝나는 양산지역 초ㆍ중 2곳의 새 교장을 뽑기 위한 교장공모제 심층면접이 진행돼, 일선 학교에서 1차 심사를 거쳐 올라온 6명의 후보가 지망한 학교에 대한 진단과 처방책을 내놓고 교육관을 피력했다.
후보 대부분이 교단 경력 30년 안팎의 교감이거나, 다년간 교육기관에서 전문직으로 행정 경험을 쌓은 ‘베테랑’이지만 날카롭게 관찰하는 8명의 심사위원단 앞에서는 긴장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자신이 여러모로 ‘준비된 교장’이라는 점을 30~40분간의 면접 시간에 최대한 적극적으로 알리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는 준비된 전부를 다 설명하기에는 주어진 발표시간이 너무 짧아 보이기도 했다.
동산초에 지원한 한 교장 후보는 “주공아파트 입주로 학생 수가 늘어나 교실증축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증축보다는 학교 이전이나 본관을 새롭게 개축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큰 포부를 밝혔다.
다른 지원자는 학부모의 학교활동 참여를 어떻게 독려 시키겠냐는 질문에 “같은 생각을 가진 100명의 학부모보다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진 5명의 학부모가 학교를 방문하는 것이 학교발전을 위해 좋다. 대의민주주의를 접목한 학부모회로 활성화하겠다”고 교육적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양산교육청은 공모심사위원회에서 평가된 점수로 상위 2명을 선정해 경남도교육청에게 통보하고 최종적으로 교육감이 1명을 선정, 7월께 합격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임기는 2학기 시작인 9월 1일부터 4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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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공모제 허와 실
교장공모제는 학교 현장의 폐쇄적인 승진제도를 개선하고 젊고 유능한 인물을 교장으로 발굴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로, 지난 2007년부터 교과부가 시범학교를 지정해 내부ㆍ초빙교장ㆍ개방형으로 나눠 실시해 오고 있다.
내부형은 교장자격증 소지 여부에 관계없이 교육경력 15년 이상이면 누구나 응모할 수 있으며, 초빙교장형은 교장자격증 소지자만 응모할 수 있다. 개방형의 경우 특성화 중ㆍ고교, 전문계고를 대상으로 관련 분야에 3년 이상 종사한 경력만 있으면 일반인도 가능하다.
양산지역은 지난해 양산초가 최초로 교장공모제를 실시, 평교사도 응모할 수 있는 ‘내부형’을 채택해 관심을 모았다. 올해는 동산초와 양산중앙중이 ‘초빙교장형’으로 지역에서 두 번째로 교장공모제를 실시한 것.
이날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한 인사는 “현행 연공서열제에서 교장자격증 등 각종 스펙을 쌓아왔다가 하루아침에 기득권을 상실한 원로 교원들에게 교장공모제는 달갑지 않은 제도일 것”이라면서도 “교장 후보들이 지원한 학교에 대한 현황이나 장ㆍ단점을 정확히 짚어내며 해결을 약속하고 공약을 내세우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공교육에 큰 변화가 생길 것 같다는 기대감마저 든다”며 교장공모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현재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심사위원은 “학부모로 구성된 학교심사위원단에서 1차 심사를 거쳐 3배수로 후보를 추천하는데 비교육자가 교육자를 뽑는 과정이 과연 옳은가하는 의구심이 든다”며 “교장공모제는 시범운영의 결과를 정확히 분석하고 현장의 여론을 수렴해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학교교육의 효율성을 높이는 최선의 길”이라며 신중론을 피력키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