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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농업ㆍ인간ㆍ지역 공존의 미학 로컬푸드와 학교급식
로컬푸드 시동 거는 당진군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336호 입력 2010/06/22 09:43 수정 2010.06.22 09:45
유통 규모화로 지역농산물 경쟁력 높이는 ‘APC’

지역농산물 선순환 위해 ‘학교급식사업’ 동시추진




양산은 도·농복합도시지만 도시화와 산업화의 바람이 거세 농업이 위축되고 있는데다 4대강사업 추진에 따른 농경지의 감소로 농가의 근심이 늘어가고 있다. 이에 지역 농업의 살길은 지역 도시 소비자가 찾는 다품종 고품질의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해 직거래를 통해 싸고 신선하게 공급하는데 있다. 이를 ‘로컬푸드(Local Food)’ 운동으로 확산시켜 양산지역만의 친환경 먹거리 유통법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시가 추진하는 농산물유통센터의 건립과 때를 같이해 농업과 인간과 지역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로컬푸드란 무엇이며 그 중요성과 나아가야할 방향을 짚어보고, 학교급식과 로컬푸드 운동이 활성화되어 있는 국내ㆍ외 사례를 8회에 걸쳐 보도하고자 한다.

첫 번째 순서로 농산물산지유통센터를 건립해 학교급식 식자재로 제공하자는 일종의 로컬푸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충남 당진군을 찾았다.

ⓒ 양산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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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당진군농협연합사업단 해나루유통마을

당진군, APC 건립으로
로컬푸드 운동 시작


충남 당진군에서는 2005년부터 농산물산지유통센터 건립에 대한 논의가 농협과 지자체를 중심으로 시작됐다.

농산물 유통의 규모화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한 군내 12개 농협과 지자체가 소도읍 육성사업일환으로 농산물산지유통센터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재정적 부담을 느낀 일부 농협들이 고심을 반복하면서 진행에 차질이 빚어졌고, 2008년에 기본계획이 수립돼 지난해부터 운영주체인 당진군농협연합사업단이 꾸려져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농산물산지유통센터(Agricultural Products Processing Center, 이하 APC)의 당초 건립목적은 군내 농협간 연합판매를 통해 출하물량을 규모화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 농산물의 안정적 판로를 확보한다는 것이 골자였다. 마케팅 창구를 단일화해 시장교섭력을 제고하고 지역 농협 간 경쟁을 줄여 지역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판매함으로서 농업소득을 증대한다는 것. 이에 따라 당진의 대표작물인 감자와 고구마, 꽈리고추를 1단계 상품으로 정하고 사업추진이 시작됐다.

하지만 대표작목인 감자와 고구마, 꽈리고추가 연중 생산이 가능한 품목이 아닌데다가 APC의 면적이 당초 계획보다 줄어들면서 저장 가능한 물량에도 한계점이 드러났다.

즉 감자와 고구마, 꽈리고추의 판매만으로는 APC의 경쟁력을 장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러한 한계점을 메워줄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단체급식에 식자재를 제공하는 방안이다.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던 중 지역에서 생산되는 먹을거리를 식자재료로 가공해 지역의 기업이나 학교 등 단체급식처에 공급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처음에는 APC의 부수적인 사업으로 제시됐던 단체급식 식재료 공급 사업은 현재 APC의 3대 작목 판매사업과 함께 중요한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 등 일찍이 로컬푸드 운동이 시작돼 성공을 거두고 있는 선진지에서 로컬푸드 운동의 가장 대표적인 모델이 ‘학교급식’이라는 점을 미뤄봤을 때, 당진에서도 로컬푸드 운동이 시작된 셈이다.


생산 농가 조직화와
학교급식 사업 추진


당진군과 12개 읍면 농협, 농협중앙회 당진군지부가 함께 참여하는 당진군농협연합사업단은 지난해 7월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들어갔다.

우선 사업단은 지역 농민들을 대상으로 품목별로 조직을 구성하고 교육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APC의 기능과 역할, 연합사업단의 활성화 방안에 대한 교육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해 나갔다. 동시에 APC 시설 공사가 시작됐다. 당진읍 시곡리 일대 부지면적 3만510㎡, 건축 연면적 6천611㎡ 규모로 올해 10월말 완공을 목표로 현재 28%의 공정율을 보이고 있다.

연합사업단의 추진 사업은 크게 취급품목인 감자, 고구마, 꽈리고추의 산지유통센터 기능과 지역내에서 생산되는 먹을거리(농축수산물, 가공식품까지 포함)를 지역 내 단체급식에 공급하는 식자재 가공 판매 사업으로 나뉜다.

이에 따라 APC 시설도 식자재 처리 시설과 저온창고, 선별시설로 나뉘어 마련되고 있으며, 식자재 처리 시설은 HACCP(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과 GAP(우수농산물관리제도) 인증 기준에 맞춰 설치하고 있다.

학교 급식 식자재 납품 사업과 관련해 농가조직화를 위해 브랜드 경영 교육을 통해 우수 농가를 선별하는 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더불어 학교와 교육청, 군과 함께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의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일도 함께 진행 중이다.

사업단은 내년부터 주요 두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예상 사업규모는 감자, 고구마, 꽈리고추 매취, 수탁사업 총 1만톤과 학교급식 사업을 포함해 총 사업비 130억원이다.

↑↑ 농산물산지유통센터 조감도
ⓒ 양산시민신문

↑↑ 당진군농협연합사업단은 본격적인 로컬푸드 운동에 앞서 선진지 농장과 APC를 견학하고 있다.
ⓒ 양산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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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당진군농협연합사업단 이부원 단장

“지산지소(地産地消) 운동 함께하자”

ⓒ 양산시민신문
  “감자와 고구마, 꽈리고추 주요 작목을 유통하는 사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나 이 사업만으로는 적자 운영으로 사업을 지속적으로 영위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 대안으로 신선편의센터를 설치해 지역내 단체급식에 지역 농산물을 공급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지금은 로컬푸드의 의미와 중요성이 맞물려 단체급식 사업이 사업단의 가장 중점적인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부원 단장은 “학교급식은 지역 농민들이 생산한 먹을거리를 가장 안정적으로 유통할 수 있는 방안인 동시에 지역에서 생산된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우리 아이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로컬푸드, 지산지소 운동의 대표적인 실천방안이라는 점에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득이 가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 단장은 “이제는 농민들이 피 땀 흘려 생산한 농산물을 제값 받고 받는 것은 당연하고 대우 받으며 판매할 때가 왔다”며 “헐값에 서울로 올려 보내는 판매가 아니라 우리 지역에서 이웃들에게 인정받으며 판매하고 소비자들도 믿고 먹을 수 있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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