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시험장이 없어 해마다 이른바 ‘원정 수능’을 치러야 했던 웅상지역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웅상지역 고등학교에 따르면 수능 시험장 설치 여부를 심사하기 위해 지난 22일 경남도교육청 실사팀이 학교를 방문했다는 것. 이들은 서창지역 한 곳, 덕계지역 한 곳 등 모두 2곳에 수능 시험장을 설치하는 방안을 가지고 서창고와 웅상고를 방문, 학생들이 공정하게 대입 시험을 치를 수 있는 교육환경을 갖췄는지 여부를 심사했다.
웅상지역 수험생들은 해마다 자비로 대절한 전세버스를 이용해 최소 20여km, 시간상 30여분이 넘게 떨어진 시청 소재지 시험장으로 이동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다른 학생들에 비해 시간적·금전적인 부담은 물론 이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받고 있는 상황. 하지만 그동안 도교육청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수능 시험장 설치기준에 웅상지역이 맞지 않아 설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번 실사팀 방문은 이같은 도교육청의 입장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으로 웅상지역 교육계가 줄곧 주장해온 시험장 설치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키우고 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수능 시험장은 시험장 환경, 수험생 수, 감독관 배정 여부, 시험지 배송 문제 등 전반적인 사항을 고려해 한 치의 실수도 없이 지정해야 한다”며 “지금껏 웅상지역은 수험생 수가 턱없이 부족해 검토대상조차 되지 않았지만 2008년 개교한 서창고로 인해 올해부터는 900여명의 수험생이 수능을 치를 것으로 예상돼 시험장 설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사 이후 풀어야 할 숙제를 안게 된다. 웅상고의 경우 노후화된 방송시설로 인해 원활한 시험을 치를 수 없어 방송시설 교체가 시급한 실정이다.
웅상고 관계자는 “9월 최종적으로 시험장 지정 결과 발표 전에 방송시설을 현대화해야 지정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학교 자체적으로는 3천여만원 가량 소요되는 예산마련이 어려워 지자체와 지역사회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채화 시의원은 “수능 시험장 설치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숙원일뿐 아니라 웅상지역 교육발전을 위해 시급히 해결돼야 할 과제”라며 “교육경비보조금 예비비 활용 등 지자체가 하루빨리 현실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 오는 2011년부터 수험생들이 웅상지역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역시 교육청과 학교의 요청에 따라 관련 예산 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계획이어서 올해부터 웅상지역 수험생들의 불편이 해소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