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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우리동네' 감상문]마을이 '포근한 쉼터'가 ..
오피니언

[독립영화 '우리동네' 감상문]마을이 '포근한 쉼터'가 되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0/06/29 11:22 수정 2010.06.29 11:22



 
↑↑ 강수진
양산여고 2년
ⓒ 양산시민신문 
‘우리 동네’는 독립영화로 우리 동네에서 하는 지역 활동을 찍은 것이다. 이 영화를 통해 나도 우리 지역행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 영화의 장소가 된 곳은 결코 멀지 않은 지역 부산이었다.

어느 한 사람이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지역 활동은 그 지역 주민이 하는 것이다” 이 짧은 말은 내가 지역 활동에 대해 긴 생각을 하는데 충분했다. 지역활동은 주민이 하는 것인데, 정작 그 지역의 행사들은 나라가 시켜서 하는 것이나 그 지역의 높은 사람들이 추진하는 것으로 하다 보니 주민들의 호응이나 관심을 얻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영화는 부산의 한 동네에서 주민 개개인이 사람들을 모아서 모임을 만들고, 지역에 필요한 것을 협동해 해결해 나가다가 오직 주민들만을 생각한 행사들을 개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물론 그 행사가 처음부터 주민들의 관심을 받은 것은 아닐 것이다. 행사 추진자 중 한 명이 3년쯤 하다보면 사람들의 곁눈질을 받고 5년째쯤 하고 나서야 “응~”하고 호응을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이렇게 지역활동을 하는 것은 왜일까?

‘좋은 아버지 모임’에서 하는 행사를 들여다보니 공원에서 가족 단위로 다 같이 모여 아빠들이 아이들이 잘 알고 있는 스파이더맨이나 배트맨의 탈을 쓰고, 춤도 추고 놀아주고 있었다. 이런 것들은 누가 시켜서 마지못해 하는 것이 아닌 삭막해진 자신들이 동심으로 돌아간 것 마냥 즐기고 있는 것이었다. 또 그들은 지정된 날짜에 지정된 곳에 모여 자신의 생각을 바로바로 말하여 서로 소통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이러한 모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다. 행사를 알리는 전단지 역시 학교로 넣어 뿌리기보다는 직접 길에 나가 지나가는 아이들과 인사도 하고 직접 건네주는가 하면, 급하게 행사에 꽃마차가 필요하게 되자 한 아버지가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여 제 시간에 완성하였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내가 이 모임의 활동에서 가장 감명 깊었던 부분은 밤에 일정이 모두 끝난 뒤 아이들이 아빠와의 대화시간을 가지고, 편지를 쓰는 것이었다. 평소 바빠서 아이들에게 소홀해진 아버지들에게 아주 좋은 시간인 것 같다.

이렇게 아빠들의 모임이 있는가 하면, 좋은 엄마들의 모임도 있다. 이곳에서도 비슷한 여러 활동을 하지만 모임 회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마음 나누기’ 코너다. 이름만 들어도 훈훈하다. 이 시간에는 시나 글을 주제로 한 사람씩 발표를 하고 수다를 떤다. 시나 글을 지어오고 발표를 한다는 것을 어디서 할 수 있을까. 정말 특색 있는 모임이다.

여러 사람들의 기부금을 받아 어린이 도서관을 세운 곳도 많다고 한다. 정부나 국가의 도움은 전혀 없이, 도서관을 짓고 싶어 하는 아이들과 어른들이 길가에서 직접 전단지와 홍보를 하고, 많은 사람들이 도와 세운 것이다. 도서관들은 단지 책을 빌리기만 하는 곳이 아니라 갖가지 행사도 한다. 잔디에 앉아 책갈피도 만들고, 구연동화도 들려주며, 책문화 공연이라고 스크린을 이용해 책이나 영화도 보여준다. 또 아이들이 방학동안 활동하고, 만든 작품들을 전시도 해준다. 이런 일들은 국가에서 세운 도서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풍경이다. 그리고 어떤 곳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아나바다 운동을 하며 헌 물건을 가지고 나와 팔고, 갖고 싶은 물건을 사는 행사를 한다.

안타깝게도 내가 살고 있는 마을에는 이런 지역행사나 모임이 없다. 우리 마을도 이처럼 특색 있는 마을이 되었으면 좋겠다. 요즘 같이 메마른 사회에서 마을이 포근한 쉼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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