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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데스크칼럼]콧수염 깎은 김흥국..
오피니언

[데스크칼럼]콧수염 깎은 김흥국

양산시민신문 기자 338호 입력 2010/07/06 09:47 수정 2010.07.06 08:59



 
ⓒ 양산시민신문 
연예인들도 지키는 공약
정치인이 외면해선 안돼
머슴 되겠다던 초심 기억해
시민 위한 의정활동 펴야


‘앗싸! 호랑나비’의 가수 김흥국이 트레이드 마크인 콧수염을 밀어버렸다. 그런가 하면 인기방송인 최화정 씨가 비키니 차림으로 라디오 방송을 진행했다. 연예인으로서 파격적인 행동이 나온 것은 모두 월드컵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표선수단이 남아공 월드컵에서 16강에 올라가면 하겠다던 약속을 지킨 것이다.

콧수염 없는 김흥국은 정말 민망했다. 아니 김흥국인지 잘 모를 정도로 낯선 모습이었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가 축구협회 회장할 때부터 그림자처럼 붙어 다니며 축구홍보대사 노릇을 톡톡히 해온 그에게 있어 콧수염은 생명과도 같은 것일텐데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과감하게 밀어버린 것이다.

톡톡 튀는 진행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미녀 진행자가 스튜디오 안에서 겉옷을 훌훌 벗어던지고 원색의 비키니 차림으로 방송을 진행하는 것은 비록 라디오방송이라 청취자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보통의 용기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들은 공약을 지켰다. 공약(公約)은 공개적으로 한 약속이다. 그들도 공인이기에 대중 앞에 던진 말의 책임을 진 것이다. 우리는 공약을 지킨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정치를 통해 배우고 있다. 흔히 공약은 공약(空約)으로 변질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06년 지방선거를 계기로 선거 후보자들이 내세운 공약이 구체적이고 실현이 가능한지 평가하자는 매니페스토 운동이 본격적으로 전개됐다.

매니페스토 운동은 후보자가 내세우는 공약이 단지 구호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것인지 평가하자는 것이다. 매니페스토는 구체적인 시책, 실시 기한, 수치 목표를 명시한 사후 검증 가능한 명확한 공약으로, 평가 기준은 공약의 구체성, 검증 가능성, 달성 가능성, 타당성, 기한 명시 등 5가지며 이를 지수화해서 공약을 평가한다.

지난달 실시한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의해 민선 5기 집행부와 의회가 출범했다. 그들은 앞으로 4년 동안 시민 앞에 내세웠던 공약의 실천을 하고자 할 것이다. 공약의 대부분은 ‘김흥국의 콧수염 밀기’와 같이 일회성으로 결과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임기 동안 줄곧 지켜나가고, 달성해야 할 과제로 대두하는 것이다. 시장에 대한 기대감과 희망사항은 지난 신문에서 언급했기 때문에 오늘은 시의원들에게 당부하고자 한다.

시의원들이 선거운동에서 제시한 공약은 다소 제한적이고 부분적일 수 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시의원은 정책의 입안자나 집행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거창한 사업계획을 내건 공약이 오히려 부실하게 느껴진다. 시의회가 5대째 개원되면서 이제는 의원들의 의식수준이나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인식도 상당히 발전해 왔다. 시의원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제대로 알고 있으며, 자신이 속한 지역구나 시 전체의 미래 모습과 발전방향에 대해 나름 비전을 갖고 대안을 제시해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이에 따라 새로 출범하는 제5대 시의회 의원들에게 격려와 함께 몇가지 부탁을 드리는 바이다.

첫째, 시민 위에 군림해서는 안된다. 과거를 살펴보면 선거운동할 때 ‘시민의 머슴’이 되겠다고 읍소하면서 막상 의원이 되고 나면 각종 행사에서 상석에 앉도록 대접해주길 바라는 이중적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지역구 행정기관의 사업 집행이나 인사업무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행태는 ‘시민을 대신한 시정의 파수꾼’이라는 본연의 취지를 망각한 처사에 다름 아니다.

둘째는 지역구에 대한 선심성 사업추진 행태를 탈피하라. 지역구 표심을 의식해 예산 따주기로 인심을 얻는데 과민해서는 안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결국 집행부와 결탁하게 되고 진정한 견제와 감시 기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민원의 숙원을 해결해 주는 것과 선심성 사업을 남발하는 것을 동일시해서는 안된다.

셋째는 시민들이 바라는 바를 자주 파악, 수렴하라. 이번 의회는 현역의원들의 대폭적인 물갈이가 이루어져 모처럼 ‘일하는 의회’에 대한 기대가 큰 것이 사실이다. 시민들의 편에 서서 일하는 의원이 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바람이 무엇인지, 불편사항이 무엇인지 제대로 찾아내는 일이 우선이다. 여론 주도층이나 유지들과의 회동이 아닌 민생 현장을 누비며 ‘장삼이사(張三李四)’의 목소리를 들어볼 것을 권한다.

기회만 주면 열심히 일해 보고 싶다고 한 공약을 잊지 않는다면 후회없는 의정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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