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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내 학교급식에는 수입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율은 0.2%밖에 되지 않는다. 그것도 일부 가공품이나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과일에만 국한돼 있다. 이처럼 제주도 친환경급식이 전국적인 성공사례로 손꼽힐 수 있었던 것은 제주특별자치도의 친환경 우리농산물 학교급식 사용에 관한 지원조례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제주도의 친환경 우리농산물 급식조례는 국내 최초로 주민발의로 만들어졌다. 제주도는 2003년 아라중학교운영위원회의 ‘친환경유기농급식준비위원회’ 결성을 시작해 제주도의회의 급식조례안 공포까지 불과 1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2004년 1월 제주지역 주민 1만1천500여명의 서명으로 입법 발의된 급식조례안은 같은 해 5월 제주도의회에서 가결됐다. 조례 제정 직후 바로 시행규칙을 제정해 예산을 확보했으며 다음해부터 사업이 곧바로 시행, 우수한 지역조례라는 평을 받고 있다.
친환경농산물과
일반농산물 차액 지원
제주도의 친환경급식조례는 지역주민들의 학교급식 개선을 위한 요구와 우리 농산물 사용을 통한 농민들의 경제적 요구가 맞닿아 제정됐다. 친환경급식조례는 그 해 12월 시행규칙을 만들어 학교급식 지원 대상과 기준을 정했고 이를 총괄하는 제주도학교급식지원심의위원회를 구성하는 내용까지 담았다.
친환경급식조례는 학교에서 식자재 구입시 친환경농산물과 일반농산물 가격의 차액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올해 제주도내 학교 267곳 9만6천여명의 학생에게 제주도 지원 45억원, 도교육청 지원 8억원 등 모두 53억원의 예산이 책정돼 지원되고 있다. 이는 전체 학교급식 식재료 구입비 380억6천800만원의 14%에 이르는 비용이다.
제주 친환경급식조례는 로컬푸드의 사례로 유명하다. 2008년 친환경식재료 사용현황을 보면 채소류는 제주도내 농산물 72%를 사용하고 있다. 제주도산을 사용하고 부족한 물량은 국내산으로 사용해 100%에 가까운 국내산 농산물을 사용하고 있다.
학교급식 제주연대 발족
제주도의 농축수산물들이 육지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제주지역 내에서 순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친환경급식 조례의 성공요인은 제주지역 농업과 지역경제를 만들기 위한 주민과 농민 그리고 지자체의 뒷받침이다.
친환경급식 조례 주민발의를 이끌었던 시민단체들은 친환경우리농산물 학교급식 제주연대(이하 학교급식 제주연대)를 만들어 조례가 시행되도록 감시활동을 벌였고 농민들은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영농법인을 만들어 이를 지원했다. 도에서는 필요예산을 확보하고 도교육청의 예산도 이끌어냈다.
제주 친환경급식조례로 인해 식생활 교육, 농장체험 등의 부대적인 결과도 도출됐다. 학교급식제주연대와 제주도는 지난 2008년 1회 전국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대회를 개최했으며 올해에는 2회 대회를 4월에 개최했다.
민간보육시설
지원 위해 예산확대 필요
학교급식 제주연대 김남훈 사무처장에 따르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제주 친환경급식조례에도 아직 부족한 점은 있다. 우선 예산이 문제다. 제주에서 지원하고 있는 대상은 초등학교병설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로 한정되어 있어 아직 민간보육시설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민간보육시설의 어린이들까지 지원하기 위해서는 예산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
원활한 친환경농산물 공급과 사업주체를 만들기 위해 계획 추진 중에 있는 친환경급식센터 건립도 아직 답보상태다. 김 사무처장은 “지역농산물을 시기별로 구매·유통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각 학교에 친환농산물을 공급돼야 한다”며 “특히 각 학교별로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가격차가 벌어지는 경우가 있어 이를 관리할 친환경급식센터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친환경급식센터가 설립된다면 농민들과의 계약재배가 가능해지고 생산 단가를 배정해 농민들의 소득증대에도 큰 도움이 된다.
김 처장은 “친환경급식센터를 만들어 세척, 포장 등 전 처리 과정과 학교별로 납품할 시설을 만들어야 하는데 도예산으로는 부족하다”며 “지역농협 등과 이야기하고 있지만 농협이 돈이 되지 않는다며 나서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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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제주 신촌초등학교 송임숙 영양사
“친환경급식, 학부모가 더 적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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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초 송임숙 영양사에 따르면 2004년도부터 텃밭을 운영 중인 신촌초는 2005년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친환경급식 선호도 조사를 자체적으로 실시한 결과 ‘친환경 급식 실시 이후 야채나 채소를 남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답을 얻었다. 송 영양사는 “친환경 급식을 실시하지 않았더라면 학생들이 이런 답변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직접 관리한 텃밭에서 얻어낸 작물들로 인해 학생들이 친환경 급식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신촌초의 텃밭은 처음부터 친환경급식과 연계한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첫 시작은 교육적인 체험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직접 채소를 가꾸면서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중요성을 느끼게 됐고 자연스럽게 ‘친환경급식’과 연계되었다.
신촌초의 텃밭 운영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학부모들의 관심과 참여 때문이다. 학부모들의 관심도가 높다보니 자연스럽게 학교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게 된 것.
송 영양사는 “최초 학부모들의 건의로 인해 텃밭 운영이 추진되기 시작했다”며 “한 달에 2회 이상 학생들과 텃밭을 함께 가꾸고 있을 정도로 학부모들이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