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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호 영산대학교 일어학과 교수 | ||
ⓒ 양산시민신문 |
이때 일본의 음식은 일본 고유의 맛과 멋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현지 문화와 적절한 융합을 이루는 방식으로 진출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오늘날 한국의 각 도시에 확산되어 있는 일본식 식당을 보아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지난 6월 23일자 주간조선은 세계 곳곳에 있는 최고의 식당을 추천하는 미슐랭 가이드(Guide Michelin)가 뉴욕에서 4년 연속 최고의 평가를 하고 있는 식당은 5곳뿐이며, 그 가운데 프랑스 남부 요리를 모체로 일본 요리를 섞은 르버나댕 (Le Bernardin) 레스토랑을 소개했다.
또한 뉴욕에서 최고 레스토랑의 셰프 대부분은 프랑스인이지만, 주방을 자주 비우는 유명 인사 셰프를 대신한 주방의 2인자는 일본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일본풍 요리는 맹위를 떨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아시아 경제 비즈니스 정보를 전하는 NNA는 지난 7월 13일에 발신한 기사에서 세계적으로 창작 일본 요리를 확대하고 있는 ‘노부(NOBU)’ 레스토랑을 소개하고 있다. ‘노부’의 오너인 마쓰히사 노부유키(松久信幸)는 1987년 미국 비버리힐즈에 ‘MATSUHISA’레스토랑을 오픈한 것을 계기로 세계적인 스타 로버트 드니로의 호평을 받았으며, 1994년에는 뉴욕에 ‘노부’ 제1호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현재는 서울을 비롯하여 세계 각국에서 30개 가까운 점포가 운영되고 있다. 마쓰히사는 일본에서 초밥 요리 전문가로 일하다가 남미를 여행하는 가운데 힌트를 얻어 ‘노부’ 방식의 스타일을 확립했다고 한다.
NNA는 특히 ‘노부’의 성공 사례로 홍콩 점포를 소개하고 있다. 2006년에 개점한 홍콩 ‘노부’ 레스토랑의 경우, 일식 식당임에도 불구하고 손님으로는 홍콩 사람이 40%, 서양인이 40%를 이루고 있으며 일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식당에서도 일본 사람을 주요 고객으로 삼지 않는다. 저녁 메뉴의 평균 가격은 주류 가격 별도로 하여 한 사람당 10만원 내외로 비싼 편이다. 하지만 ‘노부’는 초지일관 일류 고품격 요리를 찾는 고객을 겨냥하고 있으며 노르웨이인 셰프를 필두로 하여 일본, 홍콩, 필리핀 사람으로 구성된 프로급 요리사들을 고용하고 있다.
‘노부’ 요리의 특징은 최고급 재료를 살리면서 기술과 센스로 소재의 장점을 부각시켜 접시 위에 ‘예술’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인기 메뉴 가운데 하나인 ‘방어회 하라페뇨’는 일본 식당에서처럼 방어회 만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멕시코 고추와 남미 향초, 유자 등을 첨가하고 가니쉬(garnish)를 풍부하게 사용하여 그림처럼 예쁘게 접시에 만들어 올린다. 또한 장어, 아보카도, 크림치즈, 푸아그라(foie gras), 재강절임 등을 한꺼번에 말아 올린 색다른 말은 초밥(壽司)도 인기 메뉴다. 푸아그라와 재강절임이 서로 잘 맞는 것에 착안하여 창작된 퓨전 요리다.
새로운 메뉴를 고안할 때에는 서로 다른 국적의 요리사들이 아이디어를 짜내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완성시켜 간다. 이렇게 하여 일본인만으로는 생각해 낼 수 없는 참신한 요리가 태어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