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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진상 목사 평산교회 | ||
ⓒ 양산시민신문 |
옛날 위나라 궁중에 군주의 심부름을 하는 미자하(爾子瑕)라는 소년이 있었는데 ‘왕의 남자’처럼 준수한 용모 때문에 군주에게 극진한 총애를 받았다. 그가 어느 날 어머니가 편찮다는 소식을 듣고 급한 김에 허락 없이 임금의 수레를 타고 병문안을 다녀왔다. 당시 임금의 수레를 무단으로 쓰게 되면 발뒤꿈치를 자르는 큰 형벌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임금은 오히려 칭찬을 했다.
“미자하는 효자다. 어머니의 병고 때문에 걱정 되어서 발이 잘리는 형벌도 잊어버리고 달려갔구나”라고 말했다. 또 한 번은 어느 날 군주를 모시고 과수원에 가서 복숭아를 먹다가 맛이 너무 좋아 먹던 반쪽을 임금에게 갖다 주었다. 그러자 군주가 말하기를 “너는 나를 사랑하는구나 그 좋은 단맛도 생각하지 않고서 다 먹지 않고 나를 주는구나”라고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했다.
세월이 흘러 미자하의 용모가 쇠태하여 옛날처럼 고운 자태를 갖지 못하게 되자 임금의 총애도 식어 갔다. 어느 날 임금이 미자하를 보더니 소리쳤다. “이 자가 지난 날 거짓을 꾸며 내 수레를 함부로 훔쳐 탄 일이 있다, 또 과수원에서 먹다 남은 반쪽 복숭아(餘桃)를 내게 먹인 일이 있었다” 여기서 여도지죄(餘桃之罪)란 고사가 나왔다. 애정과 증오도 세월과 사정에 따라 변화무쌍하다는 것을 가리킨 말이다.
이처럼 한 번 애정을 잃으면 이전에 칭찬을 받았던 일도 오히려 화가 되어 벌을 받게 되는 것이다. 미자하의 행동과 충성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전에는 똑 같은 일로 칭찬받았던 것이 지금에 와서 책망으로 바뀐 것은 임금의 사랑이 변했기 때문이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 적이 되고 오늘의 심복이 내일에 원수가 되는 애증관계가 세상만사일까? 한결같은 사랑과 의리로 살아가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