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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화요살롱]쏠림과 여유
오피니언

[화요살롱]쏠림과 여유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0/08/10 10:08 수정 2010.08.10 10:08
스포츠스타, 판ㆍ검사, 의사 등

특정 트랜드에 쏠리는 성향 커

성숙된 선진국민이 되려면

자기주관을 갖고 기다리는 여유



 
↑↑ 신민생
양산대학 조선해양시운전과 교수
ⓒ 양산시민신문 
우리 민족이 정열적이고 흥을 즐기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어느 한쪽으로 급격히 치우쳐서 금방 달아올랐다가 금방 식어버리는 얇은 냄비와 같다고 하기도 한다.
어떤 특정 부분에 한꺼번에 몰리는 현상들, 예를 들면, 경제분야에서는 주식과 부동산 투자의 바람이 불었던 시절, 많은 사람들이 너도 나도 부를 쫓아서 구름처럼 몰렸고 이것이 주식이나 부동산 가격의 폭등으로 이어지게 되어 거품현상을 낳게 되었고, 아직도 부동산은 그 거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스포츠분야에서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박태환 선수의 수영 자유형 금메달은 너도 나도 어린 자녀를 수영장으로 인도하게 했고, 야구의 전승 우승으로 인하여 야구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증가하여 야구장은 많은 관중으로 열광했고, 눈치 빠른 방송국은 연예인 야구팀을 만들어서 야구의 인기에 편승한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방송하고 있다. 지난 동계올림픽에서 국민요정이라고 불리는 김연아의 올림픽 피겨 금메달은 어린 소녀들을 얼음판으로 모아서 피겨스케이팅 바람에 불을 붙였다.

수영장, 야구장, 축구장, 얼음판에 가면 꿈과 희망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많은 우리의 부모들은 자식을 엘리트 스포츠의 장으로 보내는 붐에 편승하고 있는 것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의 거리 응원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현상이라 할 수 있지만, 어떻게 보면 냄비와 같은 현상을 보여주었던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스는 외환 위기에서 우리와 같이 금모으기를 하지 않는다고, 한국을 본받아야 한다고 한다는데 그리스와 우리 민족은 고유의 민족성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같은 맥락에서 생각하면 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을 좌지우지하는 서울시교육청이 고교 선택제 실시에 따른 2010학년도 후기 일반계고 지원경향 발표에서 강남, 목동 등 사교육 ‘빅3’가 이름값 했다는 발표에서 우리 교육의 현주소를 알 수 있다. 학력우선주의라는 현실이 그러하기도 하지만 서울의 학부모들의 못 말리는 교육 열풍은 강남학군에 필사적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 학군의 고교를 졸업에야 스카이라는 명문대학에 쉽게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사법고시에 합격하면 모든 것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던 호시절은 가고, 고시에 합격해도 판검사 임용이 되지 않고 변호사사무실을 개업해야만 하고, 수입이 많지 않은 고시합격자도 있다. 고가의 의료장비와 최신의 인테리어를 해서 개업을 했지만, 수입이 없어서 병원이 부도가 나기도 하는 현실이지만 의사가 되기 위해서 늘어선 줄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물론 의사가 되어 돈도 벌고 출세한 사람도 많고, 고시합격으로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행정고시에 40:1이 넘는 경쟁률을 자랑할 만큼 많은 사람이 몰린다. 이공계는 기피하지만 서울대학교가 있는 신림동과 노량진 고시촌에는 매년 수천명의 고시지망생들이 단번에 입신양명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몰려들고 있다.

세상은 지식 고도화 사회에 접어들었고, 우리 경제의 70%가 제조업이 의존하고 있지만 젊은이들의 고시 열풍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젊은이들이 인생역전이라는 사법고시에 매달리는 현실이 어제 오늘일이 아니고 이공계 기피현상은 점점 깊어만 가고 있다. 합격하는 사람보다는 합격 못하는 사람이 수 십 배가 넘는 것이 현실이지만 불나방이 불을 쫓듯이 젊은이들은 고시라는 이상향을 마냥 쫓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 구조상의 문제도 있지만 우리국민의 밑바닥에 깔려있는 정서에 기인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정열적이고 집중하고 흥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것 보다는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중심을 잡아서, 한쪽에 너무 치우치는 쏠림현상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무슨 관심을 끄는 일이 일어나게 되면 그쪽으로 국민의 여론을 집중하고 누구나 그 방면에 전문가가 되지만 얼마 있지 않아서 언제 그랬냐는 식의 관심이 식어버리는 것으로부터 벗어나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좀 더 성숙한 사회로 발전하고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도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무조건 어떤 집단에 들어가려는 생각보다는 자기 주관을 가지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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